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5엔선을 돌파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시사한 와중에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다. 엔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앞으로도 유효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9일 오후 3시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22엔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4시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발표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153.8엔대에서 154.5엔 수준까지 치솟았다. 연준이 내년 금리 전망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낮추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그 이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2시께 155엔선마저 넘어섰다. 미일 금리차 확대 전망으로 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확산한 탓이다.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추가 조정하지 않고 현행 0.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7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했다. 이후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린 9월과 10월에는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선을 넘어선 적은 지난달 21일 이후 약 1달 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엔화 환율 155엔 돌파는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의 개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NHK는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내년 춘투(春闘)의 임금 인상 움직임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등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에 입각해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투자전략가는 “연준의 매파적 전환과 일본은행의 동결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위한 새로운 이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본 엔화 환율 전망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 전략가들은 일본은행이 내년 3월 또는 그 이후에도 금리를 동결시킨다면 엔화가 더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의 매리 니콜라 전략가도 “엔화의 운명은 일본은행에 달렸다"며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어질 것이란 강력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엔화는 올해 목격됐던 약세에 다시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