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엔화·원화 등 글로벌 환율 충격…당국 줄줄이 시장 개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20 12:35
USA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EPA/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조절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 환율마저 요동치고 있다. 일부 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15를 기록해 지난 2022년 11월 11일(108.44)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자 각국 통화가치는 일제히 추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 환율은 4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뉴질랜드 달러 가치는 2년만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엔화의 경우 20일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달러당 157.93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엔/달러 환율은 오후 12시 13분 현재 157.03엔으로 소폭 진정됐는데 이는 일본 정부의 견제성 발언과 물가 지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격)후 기자들과 만나 “급격한 움직임이 보인다"며 “안정적 추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친 움직임에는 적절히 대응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가 전년 동월대비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은 전월(2.3%)보다 확대됐다. 이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로/달러 환율 역시 현재 달러당 0.9648유로를 기록,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한국 원/달러 환율의 경우 전날 주간거래 종가가 달러당 1451.9원으로 집계됐다. 종가 기준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이날도 현재 달러당 1450.09원을 보이는 등 원화 약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신흥국 금융당국은 시장에 개입해 통화가치 방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헤알/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6.300헤알을 돌파하자 브라질 중앙은행은 30억달러(약 4조3500억원)를 시장에 투입했지만 헤알화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에 50억달러(약 7조2400억원)를 추가 투입한 뒤에야 헤알화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재 시장에서 헤알/달러 환율은 달러당 6.15헤알 수준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루피화/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이자 심리적 저항선인 85루피를 돌파하자 시장 개입에 나서 달러를 매도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루피아화 환율이 달러당 1만6305루피아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통화관리 부장 에디 수시안토는 20일 “시장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루피아화를 과감하게 지킬 것"이라며 현재 중앙은행은 환율 지지를 위해 현물시장, 채권시장 등에서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HSBC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레드 노이만은 “더욱 매파적인 연준이 신흥시장 중앙은행의 손을 묶는다"면서 “단기적으로 아시아 신흥국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이 연준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들의 통화정책에도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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