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내년에도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인 JP모건, 골드만삭스, 시티그룹은 오는 2025년 금 시장 전망에서 금값 목표가격을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했다. 지난 27일 기준 국제 금값이 2631.90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약 14% 높은 수준이다. 또한 이들은 금을 귀금속·원자재 가운데 투자 전망이 가장 좋은 자산으로 평가했다.
금값은 올 연초 온스당 2000달러 초반대에서 10월 말 2800달러선까지 오르는 등 고공행진했고,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이후 조정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연초 이후 27일까지 약 27% 올라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25%)을 앞질렀다. 올해 금값 상승률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미국 월가의 주요 IB들은 내년에도 금값이 10%대 중반의 상승세를 추가로 이어가리라 내다보고 있다. 나타냐 카네바 JP모건 글로벌원자재전략 수석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을 근거로 “금은 여전히 위험회피 자산으로서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월가는 내년 금값 상승이 인플레이션 및 금리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금값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미중 갈등 격화 등 지정학적 위험도 안전자산으로써의 금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올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을 상대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9%가 향후 12개월간 금 보유량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WGC가 지난 2018년 관련 설문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은·플래티넘 등 타 귀금속과 달리 금에 대한 산업적 수요가 거의 없는 점도 금값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레그 쉬러 JP모건 전략가는 “금은 다른 원자재들과 달리 산업 측면의 부담을 지니고 있지 않으므로 무역갈등 충격으로 가격이 내려갈 위험이 적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