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99주년…내년 창립 100주년 글로벌 성장 밑그림 제시
美FDA 승인 ‘렉라자’ 글로벌 진출 확대…제2·3 렉라자 발굴 주력
창업주 유일한 박사 항일독립운동 뮤지컬 공연…‘창업정신 알리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2025년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복제약 등 '팔로워(추격자)'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글로벌 빅파마들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혁신신약 개발 등으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해야 할 때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동시에 새해부터는 글로벌 빅파마 반열에 오르기 위해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올 한해 사업계획과 비전을 소개함으로써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본다. <편집자주>
국내 전통제약사 매출 1위 기업 유한양행은 내년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에 글로벌 50대 빅파마(거대 제약사)에 오른다는 목표를 내걸고 올 한해를 이를 위한 준비의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올해는 창립 100주년을 바로 앞두고 있는 해인 만큼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위해 신약개발 등 핵심과제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조기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99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올 한해 제2, 제3의 렉라자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3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 한해 이 가운데 총 12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단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후보물질은 고형암 치료를 위한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이다. 현재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 중이며 올해 중 국제학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는 목표다.
이 약물은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동시에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는 두가지 효과(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를 동시에 가지는 차세대 항암제로, 개발에 성공하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약물이다.
이밖에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임상 1상을 시작한 희귀유전질환 고셔병 치료제 'YH35995' 역시 제2의 렉라자로 기대를 모으는 약물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후 자체 임상을 거쳐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약 1조8000억원에 기술수출한 약물로, 렉라자의 성공은 '바이오벤처-제약사-글로벌빅파마'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의 협업관계를 잘 보여준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존슨앤존슨은 지난 7일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경쟁약물인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보다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렉라자는 조기에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만 렉라자 FDA 승인 대가로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한 유한양행은 올해 렉라자 매출 확대에 따른 로열티 수입 확대 기대감이 커진 셈이다.
이로써 지난해 창립이래 최초로 매출 2조원 돌파(2조700억원)가 추정되는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2조3000억원 안팎이 전망되고 있고,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도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의 2.0~4.8%를 훌쩍 뛰어넘는 7%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오르기 위해서는 4조원 가량의 연매출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승인 및 매출 확대를 통한 마일스톤·로열티 수입, 신약 후보물질의 추가 기술수출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한편 유한양행은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항일 독립운동 실화를 뮤지컬로 재현한 '스윙 데이즈-암호명 A'를 제작,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월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함으로써 유한양행의 창립 100주년과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을 알리는데에도 힘쓰고 있다.
조욱제 대표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에 따라 인류 건강을 위한 혁신신약 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