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e+ 삶의 질] 스키·스노보드 사고 급증…초보자 부주의·과속 원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12 20:40

2023년 넘어짐·충돌 등 443건…스키 하체, 스노보드 상체 부상

손목·팔목 보호대 착용, 슬로프 가장 미끄러운 오후 3~5시 피해야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원장이 팔꿈치 부상 환자에게 체외충격파 요법을 하고 있다. 사진=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원장이 팔꿈치 부상 환자에게 체외충격파 요법을 하고 있다. 사진=정승기정형외과

눈 내리는 겨울철에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고 설원(雪原)을 질주하는 '짜릿한 스릴'을 즐기려다 골절이나 관절 인대 손상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보이면서도 베테랑 고수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과시욕과 만용은 금물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매년 1만명 이상의 스키장 이용자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스키는 초보자(1년 이내의 경험) 중 약 30%가 부상을 경험하고, 스노보드는 처음 타는 사람 중 약 50%가 부상을 당한다. 대부분이 개인 부주의와 과속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소비자원에 피해를 접수한 사례 또한 적이 않다. 최근 5년간(2019∼2023) 접수된 스키·스노보드 안전사고는 총 123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3년 443건이 발생해 2019년(108건)보다 약 4배 크게 늘었다.



소비자원 접수 사례를 분석하면, 사고 원인 중 미끄러지거나 넘어짐이 92.1%(1137건)로 대다수였고, 부딪힘(56건, 4.5%)도 적지 않았다.


스키 사고는 둔부(엉덩이)·다리· 족부 등 하체 부상이 32.8%(224건), 스노보드 사고는 팔·손 등 상체 부상이 40.5%(213건)로 가장 빈번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스키 37.4%, 스노보드 48.7%로 가장 많은 사고 비율을 차지했다. 스키 사고 피해자의 73.1%, 스노보드 사고 피해자의 91.1%가 1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대를 쓰지 않고 손이나 팔로 중심을 잡기 때문에 손목 부상이나 팔의 골절이 흔하다. 더욱이 초보자인 경우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손을 많이 짚기 때문에 손목 부위 관절에 염좌, 골절 및 탈구 등의 손상이 발생한다.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스포츠의학 분과 전문의)은 “손목이나 손가락이 부어 있다면 타박상부터 연골손상,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까지 다양하므로 무리해서 손목을 움직이지 말고 즉시 의무실을 찾아야 한다"면서 “반드시 손목·팔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손이나 팔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스키를 타다 넘어질 경우엔 손에서 폴대를 놓아야 한다. 잡고 있으면 폴대의 끈이 손가락에 휘말려 엄지손가락 인대가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보드에서 넘어질 땐 손목을 가슴에다 모으고 주저앉는 것이 좋다. 손목 인대 손상이나 골절을 예방하는 요령이다. 일어설 때는 손바닥보다는 주먹을 쥐고 일어선다.


스키든 보드든 무리해 타는 것이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이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1시간 탄 뒤 10분가량은 따뜻한 물이나 음료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부상 방지와 피로 예방의 지름길이다. 전체 부상의 약 70%가 오후 시간대에 발생하고, 그 중 절반은 3∼5시 사이 집중된다. 이 시간대는 슬로프 표면의 눈 입자가 가장 미끄러울 때이다.


바른세상병원 엄상현 원장이 십자인대 손상 등 무릎 부상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바른세상병원

▲바른세상병원 엄상현 원장이 십자인대 손상 등 무릎 부상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바른세상병원

스키장은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린 상태에서 혼자서 넘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부딪혀 부상을 입는 경우도 상당하다.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질 경우 무릎 부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무릎이 뒤틀리면서 넘어질 경우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방십자인대파열의 경우 초기에는 부종과 무릎 통증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호전되지 때문에 자칫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연골판 손상 및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엄상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에서 파열음이 들렸거나 통증이 사라졌더라도 불안정한 느낌과 눌렀을 때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 원장은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늘려 몸의 유연성을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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