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1/2000초 다투는 경기, 타이어 바꾸고 성적 ‘쑥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17 09:00
광명 광명스피돔에서 경륜선수들 경주 출발

▲광명 광명스피돔에서 경륜선수들 경주 출발.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스포츠에서 장비는 매우 중요하다. 물론 '서툰 목수가 연장 탓한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며 반론도 있다. 하지만 운동을 취미로 즐기는 동호인은 다소 부족한 실력이나 단점을 좋은 장비로 보완할 수도 있고, 촌각을 다투는 경기를 하는 프로 선수도 자신에게 잘 맞는 장비를 만나면서 오랫동안 정체됐던 기량이 한 단계 성장하기도 한다.




1/2,000초라는 찰나의 차이를 다투는 순위 경기인 경륜에도 최근 자전거 차체(프레임)와 타이어를 바꾸고 기량이 향상된 선수가 적잖다.


전원규 경륜선수 슈퍼특선 되는데 자전거 차체 변경이 주효했다고 주장

▲전원규 경륜선수 슈퍼특선 되는데 자전거 차체 변경이 주효했다고 주장.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지난 2022년까지 극히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업체 한 곳에서 제작된 자전거 차체를 사용했는데, 2023년부터 새로 생긴 2곳의 업체 자전거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다. 각자 체형이나, 각질(지구력형, 순발형, 복합형으로 구분), 선호하는 전법에 따라 자전거 차체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경륜선수는 자전거 부품 중에서 차체에 대해 대단히 예민한 편인데, 순발력을 요하는 추입 또는 젖히기를 잘하는 선수나 힘보다는 회전력을 중시하는 선수가 가벼운 차체로 바꾸는 추세다.


인지도가 있는 선수 중 임채빈(25기, SS, 수성), 전원규(23기, SS, 동서울), 양승원(22기, SS, 청주), 신은섭(18기, S1, 동서울) 등이 기존보다 가벼운 차체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 중 전원규는 슈퍼특선이 되는데 자전거 차체 변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김우겸 경륜선수 타이어와 궁합 맞아 선수 입문 이후 절정 기세 과시

▲김우겸 경륜선수 타이어와 궁합 맞아 선수 입문 이후 절정 기세 과시.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반면 조금 무겁고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진 자전거 차체를 선호하는 선수도 있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리기는 어렵지만 한번 올라간 속도 유지에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체를 이용하는 선수로는 정종진(20기, SS, 김포)을 비롯해 박용범(18기, S1, 김해B), 최근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김우겸(27기, S1, 김포)이 대표적인 경우다.


작년 말부터는 라텍스 소재 타이어를 사용하는 선수도 늘어났다. 경륜 전문가들은 자전거 차체가 우수하다고 보기보다는 선수 개인 특성에 맞는 차체를 찾았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나고, 타이어도 각질 또는 전법에 따라 더 큰 효과를 보는 유형의 선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개는 선행 전법(마지막 바퀴 1코너를 넘어서기 전부터 선두에서 경주를 주도하는 전법) 또는 젖히기 전법(마지막 바퀴 1~3코너 구간에서 앞 선수 또는 선두 선수를 넘어서는 전법)을 주로 쓰는 선수에게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렇듯 선수 특성에 꼭 맞는 자전거 차체를 찾고, 또 선수의 각질과 맥을 같이하는 타이어까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인데, 대표적인 예가 정종진이다.


정종진 경륜선수 자전거 차체와 타이어 바꾸며 긴 거리 전법 구사하며 더 나은 기록 달성

▲정종진 경륜선수 자전거 차체와 타이어 바꾸며 긴 거리 전법 구사하며 더 나은 기록 달성.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불혹을 앞둔 정종진이 작년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때보다 더욱 긴 거리 전법을 구사하면서도 더 나은 기록을 보인 것도 이런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경륜선수 데뷔 이후 현재 절정의 기세를 과시하는 김우겸도 바뀐 차체와 타이어가 잘 맞는 경우다.


경륜 전문가들은 “장비가 다양화되면서 선수들 경기력 향상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경주의 질 자체가 높아졌다"며 “앞으로 경륜선수를 위한 다양한 장비가 추가돼 더욱 박진감 넘치고 짜릿한 경주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근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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