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석유가스 생산·수출 더 확대”…한국엔 희소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22 07:00

공급 확대로 국제가격 안정 기대…韓 수입비용 감소

공기업 재무 개선 전망…가스公, 美 LNG 수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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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LNG를 수입하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사빈 패스(Sabine Pass) LNG 수출터미널.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석유·가스의 생산과 수출을 확대한다고 밝혀 공급 확대로 가격 안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가스를 100% 수입해 사용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수입비용 감소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에너지 공기업 재무위기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날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가스 시추 규제를 전면 해제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멍을 뚫는다는 뜻의 드릴은 석유·가스 생산을 위해 지하를 채굴하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며 “(에너지)가격을 낮추고 전략적 비축량을 다시 최고치로 채워 전 세계에 미국의 에너지를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에너지 강대국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석유와 가스를 더 많이 생산하고 수출해 그야말로 에너지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는 그 자체로도 상품이지만, 제조업 등 경제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를 통해 미국 경제를 부흥시켜 중국 등 경쟁국과의 격차를 멀찌감치 벌려 놓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EI(전 BP 세계에너지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은 하루 1936만배럴의 오일(천연LPG 포함)을 생산해 전 세계 생산량의 20.1%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은 1139만배럴, 3위 러시아 생산량은 1108만배럴이다.




미국은 천연가스 생산에서도 2023년 1035bcm(billion cubic metres)을 생산해 전 세계 생산량의 25.5%를 차지했다. 2위 러시아의 586bcm, 3위 중국의 234bcm보다 거의 2~4배 많은 수준이다.


미국은 수출에서도 하루 911만배럴의 오일을 수출해 사우디 828만배럴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고, 천연가스를 액화한 LNG 수출에서도 2023년 114bcm을 기록해 카타르 108bcm, 호주 107bcm을 제치고 역시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석유·가스 생산을 늘리면 공급 확대로 가격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 대표 국제유가인 유럽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진 79달러대를 기록했다. 미국 현지 가스가격(헨리허브)도 전날보다 1.7% 하락한 3.88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석유와 가스를 100% 수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 수입비용 감소를 통해 에너지 요금 안정 및 에너지 공기업 재무위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 LNG 도입의 80%를 맡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총부채 42조5000억원, 부채율 403%이며, 전력시장 독점 도소매사업자인 한전은 총부채 204조원, 부채율 504%를 보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도 총부채 5조6000억원에 부채율 252%이다.


가스공사는 미국산 LNG 수입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LNG 총 수입량은 4633만톤으로, 순위별로 보면 1위 호주 1141만톤, 2위 카타르 888만톤, 3위 말레이시아 614만톤, 4위 미국 564만톤, 5위 오만 473만톤이다. 미국산 LNG를 더 수입할 여지가 많다.


특히 미국 LNG는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국내 수입액을 수입량으로 나눈 단순 도입단가를 보면 톤당 카타르 745달러, 오만 733달러, 호주 628달러, 말레이시아 551달러, 미국 548달러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20년간 가장 비싼 가격에 수입했던 카타르 연 490만톤 물량과 오만 연 410만톤 물량이 지난해 종료됨에 따라 대량의 신규 물량을 계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현재 가스공사는 다수의 미국 LNG 공급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장기계약 체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국산이라고 무조건 사기 보다는 가격, 계약조건 등을 모두 따져 어느 것이 가장 유리한가를 살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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