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출시 확정 中지커 ‘7X’…“상품성은 충분, 변수는 가격” [해외 시승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06 08:14

■ 中항저우 지커스토어 현지 동승 경험
현지규정 외국인 직접 시승운전 금지…15분 동승
미래지향 디자인·넉넉한 공간…첫인상 ‘합격점’
레벨3 근접 자율주행 인상적…국내선 기능 축소
800km 주행·초고속 충전…성능은 프리미엄급
5000만원대 가격대 형성…브랜드 인식이 관건

올해 하반기 국내출시가 예정된 지커 '7X'. 사진=박지성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가 예정된 지커 '7X'. 사진=박지성 기자

[중국 항저우=박지성 기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 시장 공략의 첫 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꺼내 들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7X는 디자인과 주행 성능, 공간 활용성 등 전반적인 상품성에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다만 가격 경쟁력과 '중국차'라는 인식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최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지커 브랜드 스토어에서 7X를 직접 경험했다. 현지 규정상 외국인의 직접 운전은 불가능해 뒷좌석에 동승하는 방식으로 약 15분간 시승이 이뤄졌다.


처음 마주한 7X는 '중국차'라는 선입견을 크게 흔드는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강조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균형감이 돋보였고 한국 도심 환경에서도 충분히 어울릴 만한 세련된 이미지였다. 지커가 한국 시장 첫 모델로 7X를 선택한 이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체는 길이 4800mm로 전형적인 중형 SUV 체급이지만 휠베이스가 2900mm에 달해 실내 공간은 한 체급 위 모델에 가까운 여유를 제공한다. 실제 탑승해보면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넉넉하게 확보돼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32개의 수납공간은 실용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냉장 기능이 포함된 수납공간도 적용돼 장거리 이동 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간이다. 16인치 HD 터치스크린은 빠른 반응성을 보였고 옵션으로 제공되는 36.21인치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와 경로를 직관적으로 시야에 띄워준다. 운전자 중심 설계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자율주행 기능 실행 후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 사진=박지성 기자

▲자율주행 기능 실행 후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 사진=박지성 기자

주행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차량이 출발하자마자 운전자가 버튼 하나로 기능을 활성화하자 스스로 가속과 감속, 차선 변경을 수행했다. 지커 측은 이를 레벨3에 근접한 '레벨2++(약 레벨2.9 수준)'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초반에는 다소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주행이 이어질수록 차량이 주변 교통 상황을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에 신뢰가 쌓였다. 다만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량 상황에서는 급제동이나 급가속이 발생해 다소 거친 움직임도 있었다. 그럼에도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자체는 인상적인 수준이었다.



이날 운전대를 잡은 지커 스토어 직원은 “7X의 자율주행은 레벨3가 아닌 레벨2 수준으로 운전자의 손이 항상 스티어링휠에 있어야 한다"며 “핸들에서 손을 떼면 약 30초 간격으로 경고음이 울리고 세 차례 경고 이후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 차량이 자동으로 정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레벨3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은 국내 출시 모델에서는 이러한 자율주행 경험이 상당 부분 제한된다는 점이다. 한국의 자율주행 관련 규제와 인증 기준에 따라 라이다(LiDAR) 센서가 제외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신 카메라 기반의 레벨2 수준 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되며 성능은 현지 대비 약 80~90%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승차감 역시 준수했다. 이날 비가 내리고 노면 상태가 고르지 않았음에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움직였고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냈다. 중형 SUV로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했다.


특히 주차 보조 기능은 인상적이었다. 주차장에 진입하자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빈 공간이 표시됐고 해당 공간을 선택하자 차량이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며 과감하게 후진 주차를 수행했다. 이 기능은 국내 출시 모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차장 진입 시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빈 주차 공간이 표시된 모습. 사진=박지성 기자

▲주차장 진입 시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빈 주차 공간이 표시된 모습. 사진=박지성 기자

성능 면에서도 7X는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다. 지커에 따르면 최상위 울트라 트림 기준 최대 출력은 585kW(약 795마력)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98초 만에 도달한다. 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기준(CLTC) 최대 802km 주행이 가능하고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도 약 10분에 불과하다.


이처럼 디자인과 성능, 기술력 전반에서 높은 완성도를 갖췄지만 결국 관건은 가격이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22만9800위안(약 4950만원)에서 26만9800위안(약 5820만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약 5300만원대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지커 7X의 국내 시장 안착 여부는 '가격'과 '브랜드 인식'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상품성만 놓고 보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지만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 장벽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흥행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커 최상위 모델 '009' 외관. 사진=박지성 기자

▲지커 최상위 모델 '009' 외관. 사진=박지성 기자

한편 이날 7X 이외에도 지커의 최상위 모델 '009'도 동승을 통해 경험해봤다. VIP 의전을 위해 개발된 009는 도로 위 '퍼스트클래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009는 4인승과 6인승으로 구성되며 이날 탑승한 모델은 6인승이었다. 다목적차량(MPV) 답게 2열 중심의 공간 설계가 돋보였고 탑승과 동시에 '의전을 받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됐다.


차체가 큰 만큼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은 부드럽게 걸러졌고 전반적으로 안락함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 특징이다. 뒷좌석에는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으며 이동 중에도 화상 회의 등 개인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카메라 기능도 탑재돼 있었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7X와 유사한 수준이 적용돼 안정적인 주행 보조 성능을 제공했다.


009는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40만위안대 후반에서 시작해 한화로 약 1억원을 웃도는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고급 MPV 시장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편으로 향후 국내 도입 시 틈새 시장 공략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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