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방패] 가스公, LNG 쇼크 막았지만 자금력 바닥…14조원 미수금 회수 절실

윤병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19 06:58

선제적으로 중동 LNG 수입 줄이고, 북미·호주·동남아 등으로 수입선 다변화
가정용 요금 동결로 물가안정 기여했지만 원가 이하 요금에 미수금만 14조원
현금 부족해 LNG 터미널·수소배관 등 미래 성장동력 인프라 건설 지연 우려
“미수금 회수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적 결단 시급한 시점”

중동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 LNG 공급량의 25%가 지나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젖줄'이다. 중동 분쟁으로 그 수송로가 막힌 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다. 그럼에도 일상에서 주유소 기름이 부족하거나 도시가스 공급이 끊기고, 전력난을 겪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한 덕분이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위기를 자체적으로 방어하면서 심각한 재무적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이번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서 공공기관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으며, 어떤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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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충남 당진에 건설 중인 LNG 터미널. 사진=한국가스공사

중동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25%를 차지한다. 중동 분쟁으로 공급이 차단되면서 세계 LNG 가격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요동쳤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했다. 중동 비중이 10%에 불과한 데다, 그마저도 타 지역 물량으로 선제 대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국가스공사의 과감한 도입선 다변화와 요금 인상 억제 노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LNG 수입량은 2622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에 그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연간 7700만톤 규모의 카타르산 LNG 공급이 타격을 입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선방한 결과다.



수입 흐름을 보면 전쟁 초반인 3~5월에는 비수기 수요 감소로 수입량이 줄었으나, 여름철 성수기를 앞둔 6월부터 반등했다.


실제 월별 수입량은 3월 382만톤(전년 대비 10.2%↓), 4월 336만톤(15.9%↓), 5월 295만톤(25.7%↓)에서 6월 326만톤(5.3%↑), 7월 397만톤(10.3%↑)으로 돌아섰다. 봄철 비수기에는 비축 재고를 활용하고, 여름철 냉방 전력 수요 급증 직전 공급량을 확충하는 맞춤형 수급 관리가 적절히 작동한 셈이다.



국내 LNG 수입은 가스공사가 약 80%를 담당하고, 나머지 20%는 SK·포스코·GS 등이 자가 소비용으로 들여온다.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 공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가스공사의 체질 개선 전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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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현황. (단위:억원). 자료=한국가스공사 IR자료

2021년만 해도 한국의 LNG 수입 1위국은 카타르(1146만톤, 비중 25%)였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가격 폭등을 겪는 것을 목격한 후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에너지 안보 강화를 목표로 도입선 다변화에 나선 결과, 카타르산 수입량은 2022년 973만톤, 2023년 860만톤, 2024년 888만톤, 2025년 697만톤으로 지속 감소했다. 대신 호주와 미국 등 우호국 수입을 늘리고 동남아·서남아·아프리카 등으로 공급망을 넓혔다. 그 결과 올해 카타르 수입량이 61%나 급감했음에도 수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스공사는 물가 안정을 위한 방파제 역할도 수행했다. 수입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정용(민수용) 요금을 동결하고 산업·발전용에만 제한적으로 인상분을 반영해 국민 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가스공사의 누적된 재무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가스공사의 총부채는 40조5898억원, 부채비율은 345%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은 1조5071억원에 불과해 연간 2조원에 가까운 투자비는 물론 운영비 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가정용 요금을 원가 이하로 책정하면서 쌓인 미수금이 14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의 재무 악화는 국가 산업 기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용인 및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공급용 LNG 기지·배관망 건설 투자가 지연될 우려가 있으며, 정부 지정 수소유통 전담기관으로서 추진해야 할 수소 배관망 구축 등 탄소중립 인프라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수금 회수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시급하고 단호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회계 전문가는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14조원에 달해 정부의 직접적인 자금 지원에는 한계가 있고, 상장사 특성상 미수금을 포기할 수도 없다"며 “가스공사가 추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할 재무력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동력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미수금 회수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적 결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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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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