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성장률 2% 턱걸이...“올해 1%대 각오해야” [깊어진 불황의 늪]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23 14:00

4분기 성장률 0.1%...전년比 하강국면 ‘뚜렷’
건설투자 3.2% 감소, 민간소비 0.2% 그쳐
2024년 민간소비 증가폭 축소, 건설경기↓

정치 불확실성-건설부진-트럼프 취임 등
동시다발 악재에...성장률 1%대 그칠 듯
“추경 등 경기부양책 신속 가동해야”

출근길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가 부진했고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커진 정치 불확실성이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투자 침체 등으로 전년 대비 2% 성장하는데 그쳤다. 특히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소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비롯한 각종 경기부양 대책들을 신속하게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동력 잃은 韓경제...2개 분기 연속 성장률 0.1% 그쳐

23일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성장했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3%를 기록한 후 2분기 0.2% 역성장했다가 3분기와 4분기 각각 0.1%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분기 1.5%에 이어 4분기 1.2%에 그치며 경기가 하강하는 모습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 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5%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1.6%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0.3% 늘었으며, 수입은 자동차, 원유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자료=한국은행)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설비투자(0.2%p)였고, 정부소비와 순수출도 각각 0.1%포인트(p)씩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렸다. 내수성장 기여도는 3분기 0.8%포인트에서 4분기 0.0%로 크게 축소됐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건설경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 수주 등의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신규 분양 등의 실적도 저조했다"며 “건설원가나 인건비가 많이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착공, 분양마저 지연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6%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GDP는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 증가폭이 2023년 1.8%에서 지난해 1.1%로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1.5%에서 -2.7%로 역성장했다. 그러나 정부소비(1.3%→1.7%), 설비투자(1.1%→1.8%), 수출(3.6%→6.9%)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


실질 GDI 증가율은 3.9%로 교역조건이 전년 대비 개선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2.0%)을 웃돌았다.



건설경기 침체 상반기까지 지속...“1%대 성장률 각오해야"

문제는 올해다. 올해는 정치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정책, 통상정책에 대규모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저성장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작년 1분기 성장률이 1.3%로 깜짝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최근 2025년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승철 국장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에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사들이 예정돼 있어 건설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연간 전체로는 2024년에 이어 올해도 건설투자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만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작년 11월 22일부터 29일까지 국내 주요 대학 상경계열 교수 11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6%가 2025년 한국 잠재성장률을 2% 미만으로 잡았다. 1.7~1.9% 구간이 전체 응답의 31.5%를 차지했고, 1.1~1.3% 구간이 13.5%, 1.4~1.6% 구간이 12.6%였다. 응답자의 66.7%는 한국 경쟁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의미의 '피크코리아' 시각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신승철 국장은 “올해 상반기 경기하방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 추경 등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을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상반기 가시화되고 집행된다면, 민간소비 위축이나 건설투자 부진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