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인증에 입술 동작 더한 ‘레사패스’로 혁신상
창업 1년 남짓…AI인증 개발 유출·딥페이크 방지
美대학과 법인 설립, 사이버보안시장 진출 목표
눈동자·입술로 컴퓨터 사용 ‘레사커맨드’ 개발중
지문과 홍채 등을 인식하는 보안 인증인 바이오패스는 편리한 반면, 만에 하나 유출될 경우 개인정보 노출 및 인증 변경 불가 같은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더욱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해 가짜 이미지를 생성하는 딥페이크에도 취약하다.
이같은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안면 인증과 입술 움직임을 추적하는 모듈을 결합해 첨단 보안인증 방식을 선보인 기업이 테라마임이다.
핸드폰 모바일 인증부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기술력에 힘입어 창업 1년 남짓의 초기창업기업임에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세계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2025에서 혁신상을 거머쥐며 제품 경쟁력을 과시했다.
테라마임은 사람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AI로 분석해 IT 등에서 스마트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는 사업 목표를 지향하는 AI스타트업이다.
올해 고려대학교 4학년인 박재준 대표가 지난해 창업한 초기창업기업으로, 보안인증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입술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레사패스(LESA-pass)'를 개발해 선보였다.
레사패스는 기존에도 활용해 온 안면 인증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입술 인증 모듈을 결합한 이중 요소(2-Factor) 동시인증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즉, 안면 인증에 입술로 읊조리는 비밀번호를 추가해 입술이 움직일 때의 동적 변화를 AI가 추적하는 방식으로 비밀번호를 인식해 동일인물 여부를 판단한다.
박재준 대표는 “레사패스는 비밀번호 입력과 달리 페이스 아이디의 장점인 간편성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며 “비밀번호를 읊기 위해 입술을 뻐끔뻐끔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또한, 동시처리 방식이라 빠른 인식이 가능해 효용성도 입증받았다"고 설명했다.
보안 인증을 위해 입술로 읊는 비밀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인 만큼 유출이나 딥페이크 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 가능한 것도 또다른 장점이다. 사용법이 간단한 만큼 지체장애인 등의 기술 접근성도 높다. 박 대표는 입술 움직임을 생체 정보로 보안에 활용하는 기업은 테라마임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테라마임은 CES2025에서 일본 AI기업과 인도 스마트시티 기업 등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통신 및 자동차 분야 대기업과도 사업 상담이 예정돼 있고, 자율주행차에 레사패스를 적용할 수 있냐는 문의도 받고 있다.
테라마임은 향후 레사패스를 스마트폰·키오스크·도어락 등 일상생활의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테라마임은 국내시장 진입과 동시에 미국시장 진출 등 해외시장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보안시장은 2023년 592억7000만 달러(약 85조8466억) 규모에서 오는 2032년 1667억3000만 달러(약 241조4917억)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공략을 위해 테라마임은 미국 산호세 주립대학교의 야신 교수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고려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CES2025의 한국기업 통합관에 참가한데 이어 많은 해외 전시박람회에도 적극 참가해 글로벌 바이어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테라마임은 레사패스 다음으로 선보일 제품으로 음성인식을 통해 인터넷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레사 커맨드'를 꼽았다.
레사 커맨드는 기존 음성인식은 다중소음 환경에서는 특정한 소리를 추출하기 어려워 한계가 있으나, 입술 움직임을 활용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음성인식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구상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즉, 컴퓨터로 뉴스를 볼 때 이용자가 마우스로 직접 클릭해 스크롤을 내려야하는 것과 달리 레사 커맨드를 이용하면 눈의 초점이 마우스 포인터 역할을 하고, 입술이 클릭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눈으로 취소 버튼을 쳐다보고, 입술로 나가라는 말을 하면 컴퓨터 화면의 창이 닫히고, 눈으로 아래를 보면 스크롤이 내려가는 등 편리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박 대표는 “CES에서 혁신상 수상 못지 않게 중요하게 검토하는 게 사회적 공헌"이라며 “테라마임의 아이디어가 신기한 것도 있지만 즐겁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이 혁신상 수상의 비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