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데킬라·망치까지 관세…美 소비자들 ‘물가폭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03 14:44
USA-TRUMP/TARIFFS-MEXICO

▲미국 수출용 아보카도를 포장하는 멕시코 근로자들(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미국에서 농산물부터 장난감, 데킬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의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관세는 수출업체가 아닌 수입업체가 부담하기 때문에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기사에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품목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방울토마토를 꼽았다. 관세 부과 이후 미국의 국내 생산자들이 방울토마토 생산을 늘릴 가능성도 있지만 수입 방울토마토 가격에 맞춰 가격을 올리려 할 수도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했다.


WSJ은 또 중국에서 생산된 장난감 '통카' 트럭은 미국에서 매년 1백만대 이상 판매된다면서 10% 관세를 부과하면 통카 트럭의 소매 가격이 약 29.99달러에서 34.99~39.99달러로 인상될 수 있다는 업체 측 전망을 전했다. 장난감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캐나다 생산량의 6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메이플 시럽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데킬라 등 멕시코산 주류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맥주 5병 중 4병이 멕시코에서 들어온다.


캐나다 역시 위스키 등 증류주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슈퍼볼 경기를 보면서 즐기는 과카몰리 소스는 주재료인 아보카도에 대한 관세 때문에 올해 더 비싸질 전망이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아보카도의 90% 이상이 멕시코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채소의 절반가량과 과일 40%가 멕시코에서 생산된다고 짚었다.


의류, 스마트폰 등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미국의 수입 의류 가운데 약 30%가 중국산 제품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공산품에 관세를 부과했지만,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대부분의 소비재는 예외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로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산 대형 망치(sledgehammer)도 25% 관세에 10% 관세가 추가되면 소매업자 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국 세탁기 관세'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됐다고 전했다.


2020년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수입 세탁기에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세탁기 가격은 12% 상승했다. 1대당 평균 86달러(약 12만7000원)가 오른 것으로, 미국 소비자는 세탁기 구입에 연간 15억달러(약 2조2069억원)를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바 있다.


BBC는 또 트럼프 1기 당시 관세가 고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미국 철강 생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2020년 철강 부문 총고용 인원은 8만명으로 2018년의 8만4000명보다 적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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