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대규모 준구조 거시경제모형’ 개발…물가·지출 등 4개 블록
소비자 물가 상승률 최대 0.05%p 하락…금리인하시 반대 효과 발생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시 집값이 최대 0.4%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계부채가 5조1000억원 가량 줄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최대 0.3%p 낮아질 수 있다.
한은은 '한국형 대규모 준구조 거시경제모형(BOK-LOOK)'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세계 5번째로 구축된 대규모 준구조 거시경제모형으로, 대외·물가·지출·금융 4개 블록으로 구분됐다. 준구조모형은 경제여건 변화를 신속·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형 설정 및 확장·수정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 모형을 통해 기준금리를 0.25%p 높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시차를 두고 최대 0.05%p, 주택 가격은 최대 0.4%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GDP갭(실질 GDP-잠재 GDP)은 최대 0.07%p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증가 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 위축이 진행된다는 이유다. 한은은 기준금리 0.25%p 인하시 비슷한 수준으로 반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모델은 이창용 총재 지시로 2023년 하반기부터 개발된 것으로, 150개에 달하는 내생변수와 200여개의 방정식으로 이뤄졌다. 모형 내 주요변수는 각 블록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내생적으로 결정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대내외 금융연계성 강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분절화 심화 △가계부채 누증을 비롯한 금융경제 여건이 변화한 점을 고려한 것이 특징으로, 소규모 개방경제 특성 반영을 위해 대외교역권을 미국·중국·유로·신흥아시아 등 6개 블록으로 세분화했다.
대내 금융부문의 경우 국채 기간구조, 차주별 신용프리미엄, 회사채, 스프레드를 비롯한 변수를 반영해 통화정책기조 변화와 가계 및 기업 신용위험 등의 충격 발생에 대한 효과 분석이 가능하다.
한은은 조건부 경제전망력 제고를 목적으로 툴킷을 자체 개발했고, BOK-LOOK을 통해 2021년 이후 기간을 대상으로 매분기별 조건부 전망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중장기 GDP 전망 외에도 물가 부문에 대해서도 전망 오차가 상당폭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기조 전환, 중국 등 주요 교역대상국의 경제여건 변화, 환율 및 국제유가 변동 등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과 정책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와 투자 등 국민계정의 주요 지출부문은 경제이론에 기반한 장기행태식과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포함된 오차수정 형태의 다항조정비용식으로 구성됐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전망 및 효율적인 통화정책 운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내외 정책여건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경제모형의 개선·보완작업을 추진해 전망시스템 고도화와 통화정책체계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Fed,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도 거시경제모형 발전을 위한 연구교류 및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