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전기본, 신규 원전 2기로 확정되나…“애초 3기는 협상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04 11:07

실무안 원전 3기는 협상용 카드, 짝수호기 건설이 더 효율적
원전업계 “신규 원전 부지 확보 어려워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국회 산자위 이달 중 에너지3법 통과시키면서 전기본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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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새울 3·4호기 건설공사 현장.

정부가 추진 중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이달 중으로 신규 원전 2기를 포함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 원전 생태계 유지와 더불어 해외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원전 업계는 기존에 제안된 3기의 신규 원전은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이 크며, 최종적으로 2기만 포함되어도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기존에 제안한 신규 원전 3기 중 1기는 협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홀수 호기 건설은 기술적·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어서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면서 “결국 2기만 남더라도 국내 원전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충분하다. 다음부터는 대형원전보다는 소형모듈원전(SMR)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도 국민 여론과 지지율을 고려해 신규 원전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에너지안보와 경제성을 강조하며 원전과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이에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업계는 여야 간 협상을 통해 조속히 11차 전기본이 확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회 산자위 여야는 이달 중으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 '해상풍력특별법' 등의 에너지 3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11차 전기본 국회 보고도 함께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형 원전 2기 신규 건설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 원전 수주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로 국내 원전 생태계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원전 전문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추가 부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신규 원전은 이번 2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SMR 기술 개발에 집중해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민주당 내에 원전 신규 건설 반대 목소리가 존재하는 가운데, 업계는 만약 국내 원전 생태계가 무너질 경우, 해외 원전 수주 주도권이 웨스팅하우스와 그 자회사인 이탈리아 만자리로티로 넘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 IHI와 같은 경쟁사들이 이 공백을 빠르게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생태계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11차 전기본은 원전뿐만 아니라 양수발전, 풍력, LNG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송전망 계획과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 등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계획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관련 사업들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의 빠른 결단이 요구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은 국내 에너지 정책의 중대한 분수령이다. 신규 원전 2기 포함 여부는 단순히 전력 공급의 문제가 아닌, 국내 원전 생태계와 글로벌 경쟁력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여야 간 협상과 국민 여론이 이 계획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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