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년 전 작품 n차 상영…기성관객에 추억, 젊은층 호기심 자극
메가박스 ‘러브레터’ 인기에 롯데시네마 ‘클로저’, CGV ‘원더’ 가세
극장가에 '추억의 명화' 재개봉 붐이 일고 있다.
명작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 하는 관객이 늘어나고, 재개봉작에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앞다퉈 '명작 리바이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재개봉작 첫 테이프를 끊은 명화는 지난 1999년 국내 첫 상영한 일본영화 '러브레터'(감독 이와이 슌지)다. 새해 1월 1일 메가박스가 개봉 30주년(1995년 일본 개봉)을 기념해 단독으로 다시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벌써 국내관객과 9번째 재회했음에도 여전한 흥행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개봉 첫날 관객 1만4957명을 불러들여 박스오피스 깜짝 1위에 올라 화제가 불러일으킨데 이어 한 달 만에 누적 관객 수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국내 재개봉작들 가운데 10만 관객을 끌어들이는 전무후무의 대기록을 쓰고 있는 것이다. 또한, 25년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명작의 힘을 보여줬다.
실제로 국내 첫 개봉 당시의 아련한 추억을 간직한 40~50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동시에 20~30대 MZ세대 영화팬들의 유입도 늘어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디지털 콘텐츠와 밈 등으로 영화를 즐기다 스크린에서 처음 접한 젠지세(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영화 정보가 없어도 여주인공이 새하얀 설원에서 “오겐키데스카(잘 지내시나요)~"라고 외치는 장면은 각종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광고 등에서 패러디돼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열연과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 감성적 연출, OST 등 앙상블이 세대를 초월해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이다.
또한, '러브레터' 여주인공이었던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한국 재개봉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영화에 대한 세인들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새로운 영화 관람 문화로 자리 잡은 명작 재개봉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과감하고 솔직하게 그린 할리우스 영화 '클로저'(감독 마이크 니콜스, 2005년 개봉)도 20년 만에 돌아왔다.
5일 롯데시네마의 '애니버서리 페스타'(ANNIVERSARY FESTA)를 통해 공개된 '클로저'는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해 개봉 당시에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 아일랜드 출신의 데미안 라이스가 부른 '더 블로어스 도터(The Blower's Daughter)' OST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12일에는 8년 전 가슴에 따듯한 울림을 전한 '원더'(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2017년 개봉)가 다시 관객을 찾는다.
CGV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명작을 어필하다, CGV 월간 재개봉 어바웃 필름' 프로젝트의 4번째 선정작이다.
스토리는 선천적 안면기형으로 헬멧을 쓰고 살아가는 소년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어 분)가 세상 밖으로 나와 편견에 맞서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줄리아 로버츠와 오웬 윌슨이 부모로 호흡을 맞추며 가족애와 우정, 사랑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