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제1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조치원 문화광장
조치원 문화정원과 1927아트센터, 장욱진 생가 등 3곳이 세종시 우수건축자산으로 처음 등록됐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종시 조치원 문화정원, 1927아트센터, 장욱진 생가 등 3곳을 세종시 우수건축자산 제1호에서 제3호까지로 최초 등록했다.
건축자산이란 사회·경제, 역사·문화, 경관적 가치가 있어 건축문화 진흥과 지역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건축물을 뜻한다.
정부는 건축자산 중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곳을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하고 있다.
우수건축자산이 되면 건폐율, 조경 면적, 부설 주차장 설치 등 건축규제가 완화된다. 기존 건물을 보존하면서도 지역 거점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는 취지다.
이번에 새로 등록된 건축문화자산의 특징은 옛것을 보존하되, 새것을 덧붙여 '시간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조치원 문화정원은 지난 1935년 정수장으로 지어졌으나 2013년 폐쇄 후 방치됐던 곳이다. 정수장 외형을 그대로 보존한 채 2019년 복합 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과거 물이 가득 차 있던 지하 저수시설은 전시공간이 됐다. 물 때가 그대로 남아 있는 콘크리트 저수조 벽에 걸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근대 건축물인 정수장 기계실은 카페로 운영한다. 옛 건물의 목조 천정 구조와 창틀을 그대로 살렸다.
조치원 1927아트센터 역시 지난 1927년 섬유공장으로 설립된 뒤 제지공장 등으로 활용되다 2003년 폐쇄된 곳이다.
지역 내 흉물처럼 버려졌던 공장 부지를 지난 2017년 세종시가 매입해 2022년 공연장, 전시장, 카페를 갖춘 문화공간으로 재개장했다.
근현대 공장에서 전형적으로 쓰인 목조 트러스 구조 등 기존 건물의 흔적과 자재를 최대한 살리고 외부 공간은 공원으로 꾸몄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인 장욱진 화백 생가는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에 지난 1905년 세워진 한옥이다. 지어진 지 120년이 됐지만 주택의 안채 원형이 잘 보존돼 문화·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현재 생가 복원과 장욱진 기념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세종시는 우수건축자산 3곳을 세종시의 핵심 관광문화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15년 6월 시행된 이후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전국의 우수건축자산은 아직 27곳 정도에 그친다.
소유자가 신청하면 시도지사가 등록하는 구조인데 그간 우수건축자산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발굴·등록에 나서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국토부는 전국 6624곳 건축자산의 체계적 활용과 보전, 미래 우수건축자산 창출을 위해 올해 '제3차 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2026∼2030년)' 수립에 들어간다.
다음달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연내 계획 수립을 마칠 예정이다. 3차 계획에는 우수한 건축자산을 지역 도시건축·문화·관광의 거점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담기로 했다.
장우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지역 정체성과 역사를 간직한 건축자산은 방치하면 흉물이 되지만, 잘만 보전·활용하면 쇠퇴한 도시를 재생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훌륭한 자산"이라며 “우수한 도시건축자산을 창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