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글로벌 관세전쟁 본격화…‘타깃 예외’ 가능성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11 10:57

對中 10% 관세 이어 철강·알루미늄에도 25% 관세
상호 관세에 車·반도체 관세도 예고…韓 타격 불가피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내달 시행…협상 통한 조정 가능성
호주는 관세 면제 검토, 인도 총리는 트럼프와 정상회담

TRUMP TARIFFS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UPI/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호 관세'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즉각 시행되지 않는다는 점, 일부 국가에는 관세가 예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봤을 때 개별 국가와 협상을 통한 조정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알루미늄과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알루미늄과 철광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예외나 면제가 없다"며 “이는 미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문을 열 것이란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타깃이 중국 등 적대국에서 동맹국으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보편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관세는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관련한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전날 밝혔지만 2018년 철강과 알루미늄에 적용된 관세율을 25% 포인트씩 더 올리는 개념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친구와 적들로부터 똑같이 두들겨 맞고 있었다"며 “우리의 위대한 산업들이 미국으로 되돌아 오도록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독일 등 대미 철강 수출국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비중이 가장 큰 나라는 캐나다(23%)로 나타났고 멕시코(11%), 브라질(9%), 한국(9%) 등이 뒤를 이었다. 대미 알루미늄 수출의 경우 캐나다가 지난해 대미 수출의 약 54%를 차지했고 그 뒤로는 아랍에미리트(UAE·5%), 한국(4%), 중국(4%) 등의 순이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지난 4일 예고됐던 25% 보편 관세 시행이 유예됐지만 철강과 알루미늄 품목에 대해선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로 쿼터제(할당)로 관세를 피해 온 한국의 경우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철강 25% 관세가 캐나다와 멕시코는 물론 한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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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대통령(사진=UPI/연합)

주목할 점은 완제품도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에 적용된다는 부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관세는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철강재와 1차 알루미늄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는 자동차, 창틀,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인 압출물과 슬래브 등도 관세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이러한 움직임은 가장 극단적인 무역 보호주의자들이 다년간 추구해 온 것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우주항공, 자동차 제조, 에너지 등 산업이 특수 제작된 철강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한 관계자는 이번 관세 조치가 시행된 배경엔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예외 조치로 미국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11~12일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성격의 상호주의적 관세 부과도 예고한 상태다.


유럽연합(EU)에 대해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들은 20%의 부가가치세(VAT)를 매기고 있으며 그것은 거의 관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상호 관세의 타깃에 EU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대부분의 제품에 관세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부분을 가지고 한국에 대해서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도 예고한 상태다. 자동차, 반도체의 경우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이런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 조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를 초래한다는 점도 수출국인 한국으로서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EU 등은 이미 미국의 부당한 조치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세 대상국들의 보복 조치에 대해 “신경 안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유예되거나 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주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관세 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호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건설적이고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며 “양국의 이익을 위해 (관세) 면제가 검토 중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로 서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한 후 호주를 언급하면서 “호주는 항공기를 많이 구매하며 무역흑자를 보는 몇 안되는 나라"라며 “이부분은 우리가 신중히 고려할 사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앨버니지 총리를 향해 “좋은 사람"이라고도 했다.


나아가 대미 철강 수출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12∼13일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할 예정이다. 로비단체인 인도철강협회는 미국의 관세 등의 면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 정부에 외교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상황이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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