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절반, 공급망ESG 공시 ‘외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12 16:41

동반위, 매출상위기업 ‘공급망ESG 관리수준’ 조사
자율공시 54개사 그쳐…공시 이행사도 기초 수준
ESG 평가 전문기업 ESG모네타 “실상은 더 심각”

매출액 100대 기업 공급망 ESG 관리정책 공시 비율

매출액 100대 기업 공급망 ESG 관리정책 공시 비율

▲자료=동반성장위원회

우리나라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 중 공급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공시한 기업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들의 공급망 ESG에 관심은 높지만, 정작 관리는 기초 수준에 그친 점을 들어 산업계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2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대신경제연구소와 함께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ESG 관리 공시 수준'을 공동조사한 결과, 54개 기업만이 공급망 ESG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앞서 동반위가 제시한 '공급망 ESG 관리 가이드라인'의 13개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우리 기업들은 기초적인 ESG 관리 활동은 잘 수행하고 있었지만 리스크 평가 및 관리 체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파트너사의 ESG 리스크를 식별・관리하고 시정조치를 수행하는 역량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트너사의 ESG 리스크 식별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11곳이었고, 식별 프로세스 가이드를 제정한 기업은 35곳, 위험군 파트너사 식별 절차를 보유한 기업은 30곳에 그쳤다. 또한, 고위험군 파트너사의 시정조치계획 관리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17곳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ESG 공급망 관리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 기업도 20곳에 그쳤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제 우리 기업들의 ESG 공급망 대응 능력은 동반위의 이번 조사 결과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SG 평가 및 인덱스 개발 전문기업 이에스지모네타의 이재광 대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2400여개사 중 환경산업기술원에 SCOPE3(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 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배출)를 보고한 회사는 69개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공급망 탄소배출을 측정하는 방법이 어렵기도 하고, 자율규제 사항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발효로 수출 기업에게 공급망 ESG 관리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현재는 자율공시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를 의무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치형 동반성장위 운영처장은 “ESG 경영이 기업에게 지나치게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뒤 “동반위는 국내외 ESG 법·제도에 맞춰 공급망 관리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나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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