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적장 가득 채운 완성차](http://www.ekn.kr/mnt/file_m/202502/rcv.YNA.20250211.PYH2025021115810005700_P1.jpg)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가운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도 예고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현대차·이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공정함이란 목적을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들(다른 국가들)은 대부분은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해왔는데 이런 날은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는 상호관세에 이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가 한국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수입이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며 판매 대비 수입 비중이 가장 큰 완성차 브랜드는 독일 폭스바겐(80%)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폭스바겐 다음으로 현대기아차(65%)로 집계됐고 메르세데스 벤츠(63%), 르노·닛산·미쓰비시(53%), BMW(52%), 도요타(51%), 제너럴모터스(GM·46%)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세계 2위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승용차·소형 트럭 신차 수입은 약 800만대로, 이는 2400억달러(약 346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중 멕시코가 지난해 296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했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154만대, 138만대로 뒤를 이었다. 캐나다(107만대)와 독일(44만6570대)는 4·5위였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서로 다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수입 비중은 2019년 5%(84만5000대)에서 지난해 8.6%(137만대)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본산은 10.2%에서 8.2%로 줄어들었다.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차, 기아는 물론 GM도 지난해 대미 수출이 2019년 수준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사별 한국산 차량의 대미 수출을 보면 현대차가 2019년 34만4291만대에서 지난해 62만9021만대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는 24만4893대에서 33만5916대로 증가했고 GM의 경우 17만3163대에서 40만7226대로 수출량이 두 배 넘었다.
GM은 한국 공장에서 뷰익 앙코르 GX 및 뷰익 엔비스타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2년부터 한국에 9조원가량을 투자해 온 GM은 국내 제조업 분야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반면 일본 닛산의 경우 2019년 7만336대를 미국에 수출했지만 2020년에 2만2295대로 수출량이 급감하더니 2023년부터 작년까진 수출이 제로(0)로 나타났다.
CNBC는 “한국은 지난해 일본과 캐나다를 모두 제치고 두 번째로 큰 대미 수출국에 올랐다"고 짚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은 2.5% 관세를 물고 있다. 한국·일본산 트럭의 대미 수출 시 관세는 25%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수입 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시장에 대한 노출 비중이 커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동차 관세율이 어떻게 정해질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자동차 분야에서만이라도 면제될지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데이터의 제프 슈스터 자동차 리서치 부회장은 “현대차의 익스포져가 거대한 것은 분명하고 GM도 이를 뒤따른다"며 “다른 업체이 직면할 잠재적인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두 업체에 국한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장대비 1.2% 하락한 20만6000원에 장을 마감한 반면 기아는 0.74% 상승한 9만50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