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추경, 정쟁에 휘둘릴 시간이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16 14:47

김현우 편집국장 겸 산업부장




김현우 편집국장 겸 산업부장

▲김현우 편집국장 겸 산업부장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다시 여야 정쟁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13일 35조원 규모의 '슈퍼추경'을 제안한 이후 정치권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거세지며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번 추경에서 갈등이 첨예한 대목은 '국민 1인당 25만원 소비쿠폰(지원금)' 부분이다.


민주당의 안을 들여다보면 '소비 진작 4대 패키지' 가운데 국민 1인당 25만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및 한부모 가족에 추가 1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 전체 추경의 3분의 1 가량인 13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민주당의 추경안이 발표되자마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라벨갈이 추경"이라며 몰아세웠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재명 대선용" “나라를 망친다" 등의 자극적인 발언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는 1인당 25만원 지원금을 현금살포의 또 다른 형태이자 조기대선의 포석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탄핵 국면 이후 조기대선으로 정치적 환경이 급변할 경우 가뜩이나 불리한 선거 환경에서 민주당에 표심을 도와주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는 내심이 작용했을 법 하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추경 편성에 공감대를 이루는 듯 보였던 상황이 급반전 한 데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말 바꾸기가 한몫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보름 만에 이를 뒤집는 추경안을 나왔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등 당내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TK(대구·경북)를 찾은 김부겸 전 총리는 “숨넘어가는 환자 앞에서 치료방식을 두고 의료진이 싸우는 꼴"“이라며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자"고 호소했고,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민생회복 소비쿠폰만 포기하면 (국민의힘이)즉각 추경을 할 수 있나"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진 위원당의 달라진 말이 원래의 의도라면, 이렇게 쉽게 포기할 지원금을 당대표의 말 바꾸기 논란까지 부르며 주장한 진의가 의심스러워진다.


게다가 35조로 추경의 규모가 갑자기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도 의구심은 피하기 힘들다. 국민의힘의 무조건 적인 반대를 전제로 한 민주당 일부의 수읽기가 아니였냐는 궁색함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결국 민주당이 추경에 대한 절심함이 최우선이라면, 이제는 행동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통큰 양보'가 됐건 '대의를 위한 절심함'이 됐던 민주당은 한발 물러서는 협치로 여당인 국민의힘에 공을 넘기고 압박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트럼프 2기의 관세압박과 국내 경기둔화 등이 이어지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삶은 생존의 문제로까지 추락해있다.


민주당 추경안이 발표되던 13일, 국회 앞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주최의 추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들의 플래카드에는 “소상공인 다 죽는다"라는 호소가 적혀있었다.


'살려달라'는 그들의 애원에 화답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본령이 아닐까.


그리고 그 시간은 이제 몇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0일 최상목·우원식·권영세·이재명이 참여하는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이 열린다.


이날만큼은 추경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협의가 기다려지는 이유가 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윤석열 대통령 형사재판의 첫 공판준비 기일이자, 헌재의 탄핵심판 10차 변론 기일이다. 정치권의 탄핵 찬반 주장들과 아스팔트의 목소리가 얼마가 거세질지 두려워진다. 그 목소리에 묻혀 추경을 정쟁의 대상으로 되풀이하거나 '찻잔 속 태풍'으로 위축시키는 4자회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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