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관계자 만남 이어 이날 현대차 공장 방문
재계 목소리 연일 경청 기업 친화적 행보 이어가
조기대선 가능성 커지자 여당도 대선 경쟁 불붙어
김문수·오세훈 등 여권 대선주자들 뭍밑서 대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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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충남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아 당 관계자·현대차 경영진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최근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재계와의 스킨쉽을 강화하며 대선 발판 다지기에 나섰다. 이르면 3월 헌재 탄핵심판 종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기업 친화적 행보로 지지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문진석, 강훈식, 복기왕 의원 등 당 관계자들과 함께 충남 아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부터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자동차 관세 25% 부과를 예고해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의 대미 수출에 빨간 불이 켜진 후 이뤄진 전격 방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의 이번 방문을 최근의 우클릭 및 '중도보수 자처'와 연관된 기업 친화적 행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국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과하다고 여겨질 만큼 드라이블 걸고 있다"며 “정치권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미국은 이미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공제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며 “우리도 국내 생산을 촉진하는 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삼성·현대·LG·SK 등 4대 그룹,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모아 놓고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대미 수출 기업의 애로 사항을 수렴한 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조기 대선 국면을 맞아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되는 가운데 '실용주의'로 급격히 노선을 바꿔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며 “민주당의 가장 큰 약점인 반기업 정서를 수정해 대내외 불안감을 불식시켜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맞물려 소극적이었던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맡은 지난 19일 국회 노동개혁 토론회에는 지도부를 포함해 여당 의원 58명이 몰렸다. 전체 여당 의원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이날 김 장관은 조기 대선 시 출마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말씀드릴 게 아닌 것 같다"면서도 “삶의 사명으로서 모든 것을 다해 약자를 보살피는 것이 공직자의 첫 번째 직분"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지난 12일 국회에서 직접 개헌 토론회를 열며 세를 과시했다. 당시 토론회에도 여당 의원 48명이 참석하며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당 출입 기자들과 '번개 오찬'을 가졌다.대선 출마 대비 언론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행보라는 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같은날 정치 활동 재개를 예고한 한동훈 전 대표는 정치적 소회·비전을 담은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한 전 대표 측은 오는 26일 책 출간을 계기로 전국을 돌며 북 콘서트나 강연 등을 통해 시민들과 당원들을 폭넓게 만나는 일정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