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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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인생 역전이라는 말이 있다. 사업적인 면에서 승승장구해 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해당 안되겠지만, 정치적인 면에서는 해당 되는 말일 것이다. 여러가지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트럼프 대통령이 두번째 당선을 한 것이니 말이다. 그것도 비교적 여유 있게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을 꺽고 당선되었으니 이래서 인생은 예측 불가능하다고 한 것일지 모른다.
그런데 두번째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경제와 에너지 면에서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관세 정책이 대표적이다. 공약에서 밝혔듯이 모든 상품에 일괄적으로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60%까지 관세를 인상하고, 2000년에 미국으로부터 획득한 최혜국 대우를 받도록 하는 항구적 정상 무역관계 지위를 박탈하고, 상호 무역법을 제정하여 대미 수입 관세에 상응 하는 세율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EU,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관세를 인상하려고 한다. 당장 한국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 석유 가스, 반도체 등의 수입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관세를 통한 전방위 경제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2024년 상반기 현재 대미 무역 적자국 순위는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한국, 일본, 대만 태나다 인도 순위다. 2021년 14위 였던 한국이 이제는 6위가 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과도한 관세는 미국에게 인플레이션의 압박과 GDP 성장의 1.2퍼센트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에너지 정책은 더욱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믹스에서 보면 미국은 천연가스가 가장 많고, 다음이 신재생 에너지, 핵발전, 석탄, 석유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중서부 지역의 송전망 문제가 심각한 상태이며, 신재생 에너지의 변동성과 연계된 ESS가 부족하며, 보조 서비스 시장도 확대되어야 한다. 이 와중에 AI 혁명이 오고 있다. 반도체에 기반한 AI 시장은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전기공급 없는 AI는 성장할 수가 없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가스 공급 발전이 늘고 있으며, 천연 가스 발전에 대한 규제를 완화 하고 있다. 원자력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원전 사고로 유명한 쓰리 마일 아일랜드 원전을 2028년에 835 MW AI 데이타 센터로 복원하기 위하여 투자하기로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날 예상 했듯이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고 이와 연관된 모든 국제 협약에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자동차 의무화를 철폐하고 국내 에너지 자원개발에 잠재적으로 부담을 주는 모든 기관들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세일 가스에 대한 개발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외부의 대륙붕에서 에너지 탐사와 생산을 장려하고 해상풍력은 금지하였다. 뉴욕주는 4기 와트에 달하는 3개의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연기하였다.
기업을 경영 하면서 협상의 귀재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역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고 본다. 처음부터 세게 나가면서 협상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도 트럼프대통령의 협상 전략을 분석하고 잘 대비해야 한다. 동시에 미국의 정책 변화와 미래 방향에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앞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정책에 관한한 통일되고 통합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바뀌면 다시 바꾸는 조령모개식의 에너지 정책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해외 수출에서도 반드시 국내 기관들간의 협력부터 해야 한다. 신영복 시인의 '더불어 숲'에 이런 말이 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자." 작금의 사회도, 정치도. 에너지 정책도 기억해야 할 글귀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