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럼프 화석연료 강화 기조에 LNG 관련 성장세 기대
유럽, 작년 LNG 수입 19% 감소·미국산 LNG 수입은 18%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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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프렐류드 FLNG 사업 현장 전경.
화석연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미국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비즈니스 확대 등 호조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유럽 등지에서는 LNG 수입 축소 움직임이 보이는 등 확연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화석연료 생산과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건설에 적용되던 각종 규제 완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 월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단했던 논(Non)-FTA 국가들에 대한 LNG 수출 신규 터미널 승인 중단 절차 역시 즉각 재개할 것을 명령했다.
이처럼 현재 미국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왔던 바이든 행정부의 흔적을 지우고 그 자리를 전통에너지로 채우려는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장 빠르게 변화 및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은 LNG 산업이다.
미국산 LNG 산업 확대에 따라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도 성장의 물결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LNG 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해, SK 이노베이션 E&S, SK가스 등 LNG 사업 기회 확대 및 수익성 향상 기대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K 이노베이션 E&S의 경우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사업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지며 LNG 업체로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트럼프의 에너지 시대가 의미하는 것들' 보고서를 통해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LNG 전 밸류체인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는 SK 이노베이션 E&S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정확히 정량화하긴 어렵다"면서도 “국내에서 LNG 발전소만 가동하는 민자 발전업체 또는 LNG 트레이딩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KOGAS 등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차별화는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 호주 바로사(Barossa) 가스전 상업생산이 개시되면 SK 이노베이션 E&SSMS 연간 130만톤의 LNG를 신규 확보하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업스트림 확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MP 하향 안정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다운스트림 사업의 안정적 이익을 유지하게 해주는 주춧돌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통한 레벨업과 LNG 업체로서의 재평가를 통해 회사의 긍정적인 발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산업 양대 사업자 중 하나인 SK가스 또한 LNG 산업으로의 사업확장을 바탕으로 “양쪽 산업(LNG, LPG) 모두 유연하게 다룰 수 있는 기업으로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트럼프의 에너지 시대, 미국산 LNG 물량 증가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는 기대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울산GPS, KET 가동은 LPG 사업에 이어 LNG로 그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LPG 트레이딩 탑티어인 SK가스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며 “트럼프의 에너지 시대에서 LPG, LNG 양쪽을 유연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SK가스의 경쟁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은 가스수요 감소 정책과 재생 에너지 배치로 인해 작년 LNG 수입이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미국산 LNG 수입은 18% 감축하고 러시아산 LNG 수입은 19%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의 러시아산 LNG 수입의 85%는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가 차지했다.
에너지 경제 및 재무 분석 연구소(IEEFA)의 최근 업데이트된 유럽 LNG 추적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2024년 LNG 수요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LNG 수입을 가장 많이 줄인 유럽 국가는 영국(전년 대비 47%), 벨기에(29%), 스페인(28%) 등이다.
LNG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LNG 수입 용량은 2021년에서 2030년 사이에 60% 증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IEEFA는 2030년 유럽의 재기화 용량은 평균 30% 활용률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원희 한국가스공사 연구원은 “2025년 국제 LNG 시장에서는 향후 장단기 수급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동절기 말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 수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세계 경기 회복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세계 경제와 에너지 산업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들은 중단기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에 전반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제 LNG 시장의 구조 변화와 수급 상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