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산업전환으로 일자리 5만개 창출…“그래서 기후경제부 신설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24 14:29

산업 전환이 곧 일자리 창출… 재생에너지·주거복지 등 기후일자리 확대 전망

“분산 기후정책 총괄할 조직 필요”… 기후경제부 신설, 탄소경제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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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전환으로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를 실현할 기후경제부 신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24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 플랜 1.5는 공동으로 '2025 회복과 전환을 열어갈 10대 기후정책' 제안서를 발표하고 기후위기를 국가 경제와 노동 시장의 전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들은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변화가 있지만, 이를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면 경제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기후경제부 신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후일자리 5만 개 창출…산업 전환과 연계해야

연구소들은 기후위기 대응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주거 복지, 생태보호, 기후재난 대응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태양광과 풍력 발전 시설 건설뿐만 아니라 설비 유지보수, 에너지 관리 기술자 등 신규 일자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소들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녹색산업 전환을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국도 기후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증가하면서 기후위험 지역을 조사하고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이는 전문가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들은 홍수, 폭염, 한파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역별 기후 취약성을 분석하고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후재난 대응 전문가와 관련 공공 인력 채용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거 환경 개선과 연계한 기후일자리 확대 방안도 제안됐다. 연구소들은 폭염과 한파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노후 건물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개보수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건설·설비·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산림과 습지 등 탄소흡수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도 포함됐다. 연구소들은 생태보호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산림 보호 인력과 생태관리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역 단위에서 생태 보전 활동을 강화하면 환경과 경제를 모두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경제부 신설…“산업·일자리 정책과 통합해야"

연구소들은 기후일자리 창출이 성공하려면 산업·노동 정책과 기후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하며, 이를 위해 '기후경제부' 신설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기후 관련 정책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 부처로 나뉘어 있어 체계적인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소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처럼 부처별로 정책이 분산되면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며 “기후경제부를 신설해 산업 전환과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경제부는 기후 관련 재정 운영, 탄소중립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정책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연구소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산업·경제 정책과의 정합성이 중요하며, 기후경제부가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들은 기후변화 대응이 산업 전환과 맞물려 있는 만큼, 선제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과 같은 핵심 수출 산업이 탄소중립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내걸고 있는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RE100 이행률이 낮아 해외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들은 “RE100 반도체 특별법을 제정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조기에 재생에너지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위기가 생활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공공 비축 물량 확대, 농산물 가격 변동성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산업과 노동 시장이 변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 변화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제안서는 3월 초 추가로 발간될 예정인 '다음 정부를 위한 기후정책 제안서'와 함께 향후 정책 논의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연구소들은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경제적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기후정책을 국가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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