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연 상승률 고작 1%…‘미국 예외주의’ 힘 빠지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27 18:43
USA-MARKETS/ECONOMY

▲(사진=로이터/연합)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들어 세계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자 그동안 주목받은 '미국 예외주의'가 틀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을 이어나가 미국 주식과 달러 가치가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맨'을 자처하면서 전방위적으로 관세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고 기업들과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자 미국만 나홀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올 들어 1.49% 상승했다. 40개국이 넘는 주식들이 편입된 MSCI 지수가 7%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동시에 주요국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지난달 고점에서 3%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다.


이같은 배경엔 유럽의 예상 밖 성장과 중국 딥시크의 등장 등 대외적인 요인들이 있었지만 미국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나티시스투자관리의 가렛 멜슨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자, 기업 경영진, 소비자 모두가 조금씩 조절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줄줄이 공개된 경기 지표들은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가리키고 있다. 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98.3으로, 2021년 8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또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전월 대비 7포인트 급감한 반면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3%로 전월의 3.3% 대비 1.0%포인트 급등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미국의 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낮아졌다.


BBH의 전략가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미국 경제 지표가 한두달 뒤에도 안좋게 나온다면 미국 예외주의 내러티브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주식들이 글로벌 주식들에 비해 여전히 고평가라는 점도 '미국 예외주의'를 위축시키는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봤을 때 작년말 MSCI 세계 지수(미국 제외) 대비 S&P500에 대한 프리미엄이 20여년 만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머피 앤드 실베스트 자산관리의 폴 놀트 시장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좋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이부분에서 잘못됐다는 인식이 나오면 미국 주식의 지나친 밸류에이션이 세계 나머지 국가들 수준으로 떨어져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투자회사들은 미국에서 유럽 등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엔젤레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 회사는 지난 15년 동안 대부분 미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비중확대(overweight)를 이어왔지만 최근들어 유럽으로 많이 이동했다"며 “우리가 목격한 미국의 성장이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역풍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가 식어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낮은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 정책들이 올해 안에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흔들릴 경우 세계 다른 지역에선 더 큰 타격이 올 것으로 내다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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