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하…총 0.75%p↓
금융당국 “금리 인하 반영돼야” 압박
우리은행 28일 주담대 금리 선제적 인하
“쏠림 현상 생길까” 고민 깊어진 은행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주기형) 금리는 27일 기준 연 3.43~5.94%에 형성돼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단행되며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데다, 우리은행이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대출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단 가계대출 금리가 유난히 낮게 형성되면 특정 은행에 가계대출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마다 금리 인하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7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주기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43~5.94%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고정형 금리는 연 3%대 후반부터 연 5%대 후반 범위에 있었는데 하단 수준이 소폭 더 낮아졌다.
변동형 주담대(신규 코픽스 기준) 금리를 보면 이날 기준 연 4.17~6.37% 수준이다. 전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대 초반부터 연 6%대 중반 수준이었는데, 상단이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결정하며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는 총 0.75%포인트(p) 낮아졌다. 연 3.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연 2.75%로 2년 4개월여 만에 2%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올 들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부터 은행들에게 대출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며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2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대출 금리도 가격이라 시장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며 “이제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대출 금리 산출 근거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 21일 은행 20곳에 공문을 보내 차주·상품별 지표, 우대금리 적용 현황, 가산금리 변동 내역·근거 등의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은행권 대출 금리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은행권의 대출 금리를 직접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우리은행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분을 선제적으로 대출 금리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은행의 대출 금리에 반영되는데 오는 28일부터 즉각적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5년 변동(주기형) 주담대를 신규 신청할 경우 가산금리가 0.25%p 낮아진다. 내달 초부터는 '우리원(WON)갈아타기 직장인대출' 금리도 0.2%p 낮춘다. 또 일선 지점장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 인하 전결권을 0.3%p 확대하며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낮추기로 했다.
다른 은행들도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도 떨어지고 있어 가산금리 조절을 통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2.945%로, 지난 21일 2%대로 떨어진 후에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대출 상품별 우대금리를 조절해 금리 인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단 대출 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지면 대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마다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크게 낮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금리가 다른 은행 대비 낮고 가계대출 잔액은 많은 수준이라 추가로 금리를 더 낮추면 총량보다 대출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 아직 금리 인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