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M&A]② 두 번 외면 당한 티웨이홀딩스…자회사 중복 상장의 ‘이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27 14:20

매각 대상은 홀딩스, 평가 기준은 항공

기업가치 산정에 지주사할인율 미적용

기업가치 항공에 종속…'껍데기' 전락

'중복 상장'이 불러온 기업 가치 훼손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홀딩스가 대명소노그룹으로 인수·합병(M&A)되는 과정에서 두 번이나 외면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M&A 매각 주체임에도 가치평가와 가격 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돼서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M&A를 넘어, 지주사의 역할이 약화되는 현실과 자회사 중복 상장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가치를 평가한 대성삼경회계법인은 티웨이홀딩스의 기업가치를 티웨이항공을 기준으로 했다. 회계사와 관계자들이 매각 대상은 티웨이홀딩스임에도 티웨이항공으로 평가하는 것이 거래의 실질을 더욱 정확히 반영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볼 때, 티웨이항공 M&A는 '지주사인 티웨이홀딩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M&A 과정에서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홀딩스를 원하지 않았고, 오직 티웨이항공만을 인수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을 함께 묶어 매각하기를 원했다.


결국 대명소노그룹과 예림당은 각각의 원하는 바를 이뤘지만, 티웨이홀딩스 입장에서는 지주사로서의 기능과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티웨이항공의 지분을 일부 보유한 회사로만 취급한 것이다.




지주사할인율 배제 '자회사 가치에 종속'…기업가치 훼손

이번 M&A는 여러 의미로 자회사 중복상장이 지주사 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M&A 주체들이 자회사를 중심으로 티웨이홀딩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것은 지주사 자체가 유명무실하기에 이번 거래를 설명하기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홀딩스 거래에서는 티웨이홀딩스 역할이 철저히 배제됐다. 기업가치를 자회사 중심으로 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통상적인 M&A에서 적용되는 지주사 할인도 반영하지 않았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즉 지주사는 자회사를 지배하는 것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통상 지주사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때 할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서는 지주사할인율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지주사 할인이 발생하는 원인은 중복 상장에 있다.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 주요 요인으로 중복 상장을 꼽는다. 국내에서는 지주사들이 자회사를 상장시키면서 '비지배지분'이 커지는 현상이 이어졌다. 비지배지분이란 자회사에 대한 지분 중 지주사에 직·간접적으로 귀속되지 않는 지분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소수주주 등 타 주주가 보유한 지분으로, 지주사 입장에서 자회사가 거둬들이는 자본을 보유한 지분율 만큼만 가져가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들고 지배력도 약해진다.


최근 SK·한화 등 국내 11개 지주사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시가총액 할인율은 평균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M&A에서 매각 주체인 티웨이홀딩스는 가치평가와 가격 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사실상 티웨이항공의 가치만을 기준으로 거래가 진행되면서 '지주사로서의 존재가 외면당했다'는 평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M&A는 티웨이홀딩스의 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 M&A를 통해 티웨이홀딩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한 것은 단기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티웨이홀딩스의 기업가치 상승은 평가 방식 때문이지 본질적인 가치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향후 티웨이항공 가치가 하락하면 티웨이홀딩스도 함께 하락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티웨이홀딩스의 가치는 티웨이항공 가치에 종속된 것으로, 독립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 운영사 윤태준 소장은 이번 M&A 거래에서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의 일반 주주도 배제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만 대명소노그룹이 인수했어도 티웨이홀딩스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일이란 진단이다.


윤 소장은 “이번 거래에서 티웨이항공 일반 주주는 경영권 이전 거래에서 완전히 제3자인 것 마냥 취급됐다"며 “기업가치가 상승한 효과는 중장기적으로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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