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 인터뷰] “1%의 ESG 팬 만들고 싶어”…조선영 팀장이 말하는 카카오뱅크의 ESG 비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05 06:05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장 인터뷰

작년 첫 기부 마라톤 참여자 97% 만족
환경·장애인 인식 개선, 장기 사회공헌 추진

디지털 금융사, 탄소 배출 적고 혁신 기술 차별
새 ESG프레임워크 구축…‘선한’ 가치 높일 것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 팀장.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에서 만난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 팀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고객 3만명에게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혜택을 실직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에서 만난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 팀장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명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10%인 300만명에게 카카오뱅크의 ESG를 알리고, 이 중 1%인 3만명을 카카오뱅크 ESG의 팬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ESG 활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용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사회공헌 활동에서 더 나아가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 범위가 광범위하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난달 발표한 MSCI ESG평가에서 2년 연속 'AA등급'을 획득하며 은행산업의 'ESG 리더(Leader)'로 인정받았다.



조 팀장은 기업들이 ESG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대내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특히 금융사들에게 ESG는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사회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기부 레이스'로 사용자 참여 확대…올해 임직원 가족 캠페인 구상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와 유니세프가 함께 진행한 친환경 기부 마라톤 '세이브 레이스'.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와 유니세프가 함께 진행한 친환경 기부 마라톤 '세이브 레이스'.

― 그동안 서비스기획 업무를 맡으시다가 2022년 카카오뱅크의 ESG팀으로 합류하셨다고 들었다. ESG 업무와 관련해 흥미를 느낀 부분이 있을까.


▲이전 회사에서 KPI(핵심성과지표)에 ESG 업무를 전사적으로 추가하는 상황이 생겨 ESG를 알게 됐고 ESG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카카오뱅크에서 2022년 ESG팀이 만들어지며 합류를 하게 됐다. 현재 카카오뱅크 ESG팀에는 5명의 팀원이 있다. 각각 지속가능경영보고서, ESG평가, 사회공헌 등의 분야를 나눠 업무를 하고 있다.




― 카카오뱅크는 광범위한 ESG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가장 대표적인 ESG 활동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사회공헌으로 진행한 '세이브 레이스'가 있다. 전 세계의 기후변화에 취약한 아이들을 돕는 친환경 기부 마라톤이다. 카카오뱅크가 세계적인 기후 변화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자들과 같이 기부 활동을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기획했던 캠페인이다. 이런 분야를 앞으로 더 확대해 키우고 싶은 목표도 있다.


― 세이브 레이스가 유니세프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계기가 궁금하다. 또 앞으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것인지.


▲카카오뱅크의 대표 사회공헌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다. 여러 가지를 찾아보다가 팀원들이 마라톤에 관심이 많았고 사내에도 러너스라는 마라톤 동아리가 있어 함께 엮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여러 기부 단체들도 알아봤는데, 유니세프가 저희랑 방향성이 맞아 함께 진행했다. 유니세프도 처음 한 캠페인이라 카카오뱅크와 시너지가 났다. 마라톤은 의례적으로 참여자를 선착순으로 뽑는데, 저희는 IT(정보기술) 전문 기업이라 사이트가 터지면 안 되기 때문에 추첨식으로 바꿔 진행을 했다. 잘 몰랐기 때문에 창의적으로 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반응도 좋았다. 3000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약 3만5000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1.6대1에 달했다. 참여자 만족도 조사를 했을 때도 97%가 만족했다는 의견을 내주셨다.


작년에 세이브 레이스를 통해 기부한 금액은 사용자들의 참여비 등을 더해 14억5000만원 정도다. 세이브 레이스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하려고 한다. 올해도 11월쯤 진행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상품 서비스와 엮거나, 카카오 공동체와도 엮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 ESG 실천을 위한 카카오뱅크의 쉽고 재미있는 활동들이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카카오뱅크에서 구상 중인, 혹은 팀장님께서 하고 싶으신 ESG 활동은 무엇인가.


▲올해는 임직원들이 참여해 활동할 수 있는 캠페인들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나무 심기 같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하려고 한다.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이 젊기 때문에 싱글인 분들이 많다. 가족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또 작년 송년회 때 카뱅인을 위한 ESG 캠페인 일환으로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연주단 브릿지온(Bridge-On)을 초대했는데 임직원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이처럼 사내에서 임직원들이 환경이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할 수 있고,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한다.


일회성보다는 좀 더 심도 있고 의미 있는 활동도 하고 싶다. 아픈 친구들의 소원들 들어주는 메이크어위시(Make-A-Wish)라는 단체가 있다. 올해 이 단체와도 손을 잡으려고 한다. 임직원들이 멘토가 돼 아이의 소원을 이뤄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를 만나고 싶다고 소원을 쓰면 연락을 직접 하기도 하면서 같이 만나기도 한다고 하더라. 이건 길게 호흡하며 임직원들이 참여해야 한다. 질적으로 아이들과 깊이 있게 교감도 해야 하니 몇 개월 정도 시간을 들여야 한다.


― ESG 활동에 대한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의 인식과 참여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임직원 연령대가 낮다 보니 카카오뱅크의 재미있는 ESG 활동에 참여와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의견도 많이 받고 있고, 평소에도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신다.


2023년부터는 카카오뱅크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임직원 해외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 봉사는 사내에서 랜덤 추첨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작년에는 약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15명의 직원이 선발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컴퓨터실 같은 카카오뱅크 랩을 만들어 컴퓨터 기부와 교육 등을 하고, 해비타트와 집을 짓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참여자들의 후기도 좋다.


인도네시아는 카카오뱅크가 해외 진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좋은 활동을 계속 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태국과 같은 나라로도 해외 봉사를 확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반응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MSCI 'AA등급' 고무적…올해 넷제로 선언 등 환경 분야 강화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 팀장.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에서 만난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 팀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중 사회공헌 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 사회공헌 금액과 올해 사회공헌 목표 금액은 어떻게 되나.


▲아직 공시가 나오지 않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2023년 기준 약 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9% 늘었다. 작년은 이보다 더 늘었고, 올해도 그것보다 상승세다. 경영진분들이 ESG와 관련한 의지가 커 사회공헌 금액을 많이 늘리고 있다.


― 카카오뱅크의 ESG가 다른 금융사들과 차별된 점이 있다면.


▲지점이 없는 디지털 중심 회사이다 보니 탄소 배출이 현격히 적다. 2023년엔 탄소 감축 노력을 담은 그린 밸류 리포트도 발간했는데, 그런 노력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또 중저신용자 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등도 강화해 포용적인 금융 서비스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MSCI에서 발표한 MSCI ESG평가에서 2년 연속 AA등급을 받았다. 개인정보 보안·보호를 잘하고 있고, 관련 인증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혁신적인 금융 기술을 가지고 있고 ESG에 적용하는 것도 차별된 점이라고 생각한다.


MSCI ESG평가에 대해 좀 더 얘기하자면 작년에는 등급이 두 단계 높아졌다. 2021년부터 등급을 받기 시작했는데 단기간에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내부에서도 많이 놀랐고, 어떻게 등급을 유지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소비자 보호, 정보 보안, 지배구조 쪽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임직원들이 ESG 과제를 실행해 주셔서 등급이 높아질 수 있었다. 저희(ESG팀)가 ESG 활동을 많이 하며 인식을 높이다 보면 임직원들이 ESG 전사 과제들을 많이 실행해 주실 거고, 장기적으로 등급이 꾸준히 상향되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카카오뱅크가 E(환경), S(사회), G(거버넌스) 각 분야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인정받은 것 같다. 혹시 이 중에서 특히 비중을 좀 더 두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있을까.


▲MSCI ESG평가 등급은 높지만 환경적인 부분에서 비어 있는 부분들이 있다. 올해는 넷제로를 선언할 거고, 기후변화 관련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도 구축해 재무적인 영향이 어떻게 되는지를 산출하는 등의 시도를 할 예정이다. 환경적인 분야를 좀 더 선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찾아서 할 생각이다.


환경을 위해 은행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전략적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하거나 검토하고 있는지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홍수가 났는데 은행에서 대출해 준 곳이 물에 잠긴다면, 그런 것들에 대한 기후리스크 영향도를 체크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에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인데, ESG 공시에서도 기후 공시가 중요하다.


―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ESG의 중요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ESG 경영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ESG는 되게 비재무적인 영역이다. 하지만 ESG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경우 나타나는 대내외 리스크를 많이 봤다. 환경적인 사고가 난다든가, 임직원을 잘 챙기지 못해 임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이런 모든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잘 챙기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금융사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어디선가 문제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


금융사들은 특히 이자장사 등 공격을 많이 받는다. ESG는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사회적인 책임이라 여기고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 올해 카카오뱅크 ESG의 최우선 과제가 있다면.


▲먼저 넷제로 선언이다. 넷제로는 탄소를 배출한 만큼 재생에너지를 구입해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자체적인 노력을 하는 것은 물론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 등의 상세한 노력도 해야 한다. 결국 투자가 필요하다.


넷제로는 사실 탄소 중립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AI(인공지능) 등에 투자를 계속해 성장해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긴 하다. 왜냐하면 데이터 센터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쓰거나 탄소 배출이 늘어난다.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해 (넷제로를)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서 대응하려고 한다.


또 2022년도에 ESG팀이 만들어진 만큼 새롭게 ESG 전략 프레임워크를 만드려고 한다. 카카오뱅크가 밸류업 공시를 했는데 그것과 연계해 앞으로의 3년, 5년, 10년을 준비할 수 있는 전략과 ESG 과제들을 정리해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ESG 과제들을 해보려고 한다.


― 팀장님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1%의 카카오뱅크 ESG 팬을 만들고 싶다. 카카오뱅크 밸류업 공시를 보면 2027년까지 고객 수를 3000만명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치가 있다. 우리도 그에 맞게 10% 정도인 300만명에게 ESG를 알려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거기의 1%인 3만명에게 ESG 혜택을 실질적으로 느끼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객들이 카카오뱅크를 떠올렸을 때 '카카오뱅크는 좋은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하지, 선한 기업이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싶다.


조선영 ESG팁장

▲조선영 카카오뱅크 ESG팀장 주요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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