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충청·영남 반도체 투자는 장기 전략…당장 급한 건 평택캠퍼스 1GW 전력 확보
전영현 삼성DS 부회장 “LNG 열병합 반드시 추진” 요청에 이재명 대통령 공개 화답
민간 발전사 참여 혹은 자가발전 형태로 1GW 발전소 추진 될 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기조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1기가와트(GW)급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남·충청·영남권을 아우르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10년 이상을 내다본 국가 프로젝트라면, 평택캠퍼스 전력 공급은 현재 진행 중인 AI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좌우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재차 강조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 발전 사업 역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의 발전사업 지원 요청에 공개적으로 화답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평택캠퍼스는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뿐 아니라, 향후 평택캠퍼스4공장(P4)과 5공장(P5) 등 추가 투자와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AI 메모리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적기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생산 일정은 물론 향후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8년 1GW급 발전소에서 전력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확대 및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정부에 공개 요청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확인사살 하셨다"며 “정치쇼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반도체 공장의 자체 발전 설비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평택 LNG 열병합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평택 LNG 열병합 사업은 그동안 순탄치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와 전력수급기본계획상 LNG 발전 물량 관리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일정에 맞춰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인허가 지연이 가장 큰 변수로 꼽혀왔다.
이번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재계에서는 정부의 인허가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산업 지원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최근 내각 구성 과정에서도 AI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평택 LNG 열병합 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평택 LNG 열병합이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라인에 필요한 전력과 공정용 스팀을 동시에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한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재생에너지는 출력 변동성과 계통 제약으로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는 LNG 열병합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 한 기업의 발전소 건설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이 처음으로 충돌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LNG 열병합 발전을 적극 허용할 경우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자가발전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호남·충청·영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이라면 평택 전력 공급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의 반도체 지원 의지가 실제 정책이라면 가장 시급한 평택 LNG 열병합 사업부터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평택 LNG 열병합 발전은 1GW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당초 민간 발전사업자를 선정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검토됐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직접 사용하는 자가발전 형태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가발전 방식은 전력 판매사업이 아닌 자체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사업 구조가 단순해지고 일부 인허가 절차와 사업 추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시기에 맞춰 전력을 적기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평택 LNG 열병합 발전이 자가발전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향후 첨단 제조업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모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