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공장 지으면 “관세 없다”는데…TSMC 대미 투자로 제품값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06 11:16
USA TAIWAN

▲TSMC 대미 투자 발표 기자회견(사진=UPI/연합)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에 따른 영향으로 TSMC가 반도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6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대만 공상시보 등에 따르면 TSMC가 최근 대미 투자를 발표했지만 미국에선 인건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비용이 대만보다 높아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첨단 공정 가격을 최소 15%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9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TSMC의 대미 투자액은 총 1650억달러에 달한다. 앞서 TSMC는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로 확대한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반도체 제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 등을 지으면 보조금을 주는 반도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끔찍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을 모두 없애야 한다"며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법에 근거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않는 대신 관세를 통해 외국 기업이 미국 내 투자를 늘리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TSMC의 대미 투자로 25% 반도체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됐다"며 “추가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문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미국 내에서 생산 단가가 급격히 오른다는 점에 있다. 공상시보는 보조금이 없을 경우 미국에서 비용이 대만보다 높아 가격 인상 및 전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반도체 공장의 감가상각 비용이 대만보다 26% 더 높고 인건비 등 노동과 관련한 비용은 미국이 66%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요인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도 미국에서 웨이퍼 생산비용이 대만보다 28.3% 높아 TSMC가 제품 가격을 최소 15% 인상할 수 있다고 공상시보는 짚었다.


이와 관련해 트렌드포스는 “TSMC가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고객사들의 반발은 없을 것"이라며 엔비디아, AMD 등 TSMC에 칩 생산을 맡기는 기업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가까운 거리에 협력이 가능해져 AMD, 엔비디아 등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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