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신규 주담대 34% ‘쑥’…영끌 꿈틀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09 10:23
은행

▲5대 은행에서 지난달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7조4878억원으로, 직전월(5조5765억원)보다 34.3% 늘었다. 사진은 서울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초부터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들의 실수요자 위주 대출 목적의 각종 규제가 새해 들어 풀리고 있고, 기준·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서울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어 주담대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지난달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7조4878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월(5조5765억원)보다 34.3% 늘었다. 전월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4월(34.8%) 이후 가장 높다. 취급액(7조4878억원)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9조2088억원) 이래 최대다.


주택 구입을 위한 신규 대출은 올해 늘어나고 있는 반면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 대출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주택구입자금 목적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정책 대출 비중은 36.6%로 나타났다. 정책 대출 비중은 지난해 8월 19.7%까지 떨어진 이후 계속 올라 같은 해 12월 54.6%를 찍고 올해 1월(44%)과 2월(36.6%) 두 달 연속 낮아졌다. 정책 대출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지난해 말까지 정책 대출을 포함해 실수요자에게만 대출을 내주다가 올해 들어 은행들이 여러 규제를 풀면서 이외 수요자들에도 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주택을 이미 보유한 고객의 서울 등 수도권 추가 주택 구입용 대출도 다시 취급하기 시작했다.



최근 은행 창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월부터 대출을 받는 사람이 늘었고,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문의하는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완화 이후 강남 부동산 열기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으로 번지고, 금리 인하 기대도 커져 주택구입자금 대출 상담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사철이 지나 3월에는 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할 수 있으나, 상반기에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하며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대출 금리도 앞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까지 더해져 실제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택구입자금·생활안정자금용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10년물 지표금리 상품 한정) 금리를 0.1%포인트(p)씩 내리고, 7가지 신용대출 상품 금리도 우대금리를 신설해 0.1∼0.2%p 하향 조정한다. 하나은행도 1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혼합형 금리)의 가산금리를 0.15%p 내릴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4%p 인하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도 상반기 가계대출 관리에 부담을 키운다.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아직 주담대 상담이 모두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금리 인하가 더 이뤄지면 거래가 동반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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