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악순환”…트럼프發 침체 공포에 글로벌 증시·원유·비트코인·금 모두 ‘패닉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1 09:12
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체를 일부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자 글로벌 증시는 물론 원유, 비트코인에 이어 안전자산인 금 시장에서도 투매 현상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던 미국 주식시장은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이 거의 모든 유형의 위험자산에서 탈출하자 월요일(10일) 급격히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8% 내린 4만1911.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0% 떨어진 5614.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0% 급락한 1만7468.3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구간에 근접했다.




오펜하이머의 앨론 로진 주식 파생 총괄은 “이날 트레이딩은 죽움의 악순환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엔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관세 강행 의지를 보인 것이 이날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은 채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그동안 8만달러 선을 지켰던 비트코인 시세도 7만달러대로 진입했다. 가상자상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8% 하락한 7만7116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에도 7만달러대를 기록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반등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시세는 같은 기간 11.18% 급락한 1804달러를 기록,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선이 무너졌다. 리플(-10.58%), 바이낸스(-7.93%), 솔라나(-8.84%), 카르다노(-8.66%), 도지코인(-13.79%)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폭락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51% 떨어진 배럴당 66.0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53% 내려앉은 배럴당 69.28달러에 마무리됐다.


두 가지 국제유가 모두 3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을 하락하는 약세 흐름이 전반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주목받는 대표 안전자산인 금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일어났다. 이날 국제금 4월물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0.5% 하락한 온스당 2899.40달러에 마감했다. 증시 등 위험자산에 투매현상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귀금속매체 킷코의 짐 윅오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부진한 속에서 차익실현 영향으로 금값이 지지부진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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