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등 보험사 이달 주주총회 개최
최대 실적 행진에도 배당 기대감 낮아
업계 “해약환급금에 배당여력 달려”
킥스 권고치 하향엔 일부 보험사 수혜 전망

▲보험사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올해도 배당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가 시행하는 배당과 관련해 올해도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 제도 변경으로 인한 배당 기대감과 관련해선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화생명 등 보험사들의 주주총회 개최가 예정돼 있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오는 20일과 26일에, 동양생명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올해도 배당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상장 보험사 중 현재까지 배당 계획을 밝힌 곳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삼성생명이다. 삼성화재는 주당 1만9000원, DB손해보험은 6800원, 삼성생명은 4500원으로 배당금을 결정했다. 그러나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생명은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들은 배당 여부가 이익 잉여금이 아닌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지난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제도로, 고객이 보험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에 대비한 적립금 개념이다. IFRS17에 따라 보험사들은 시가부채가 원가부채에 미달할 경우 이 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통상 준비금 적립에 따라 배당가능 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나타냈음에도 배당 기대감이 높지 않은 이유다.

▲보험사.
이에 시선은 킥스비율 제도 개선에 향한다. 업계에선 이에 따른 향후 배당 기대감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자본 질 개선을 위해 기본자본 비중을 높이고 킥스 권고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킥스는 보험사가 위기 시 보험금을 모두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자본건전성 지표로 활용돼왔다.
앞서 보험사들은 이 킥스 비율을 권고치에 맞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이어왔다. 그러나 자본성증권에 의해 킥스 비율을 높이면 실제 잉여금 상승에 의한 확대와 달리 자본의 질은 악화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킥스 권고치가 낮아지면 무리해 보완자본을 늘리는 데 따른 에너지를 아낄 수 있고 자본의 질이 높아진 상태에서 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실린다. 또한 킥스 비율 권고치 하향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관련 규제도 영향을 받아 추가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에선 규제 변경에 따른 수혜를 입게 된다고 해도 원래 킥스비율이 높았던 일부 생보사들이 지주 배당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생보사들은 자본성증권 의존이 높지 않은데다 킥스비율도 높은 회사들이다. 두 회사의 킥스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각각 230.97%, 272.29%다. 신한·KB라이프는 킥스 비율 200%를 넘긴 덕분에 지난해 각각 5283억원, 2800억원을 배당했다.
이들 회사는 규제 변경 후 지주 배당 규모 확대가 전망된다. 현재 당국이 킥스 비율 200%에 맞춰 준비금 규제를 완화해준 상태기에 배당여력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업계에선 킥스가 낮아져도 대부분 회사들이 당장 배당여력 증가를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시각이 다수다. 당국은 이미 킥스 비율 200% 이상인 보험사 대상으로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낮춰줬지만 대다수 보험사들에게 실효성이 크지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해약환급금 규제 완화가 현재보다 폭넓게 적용되어도 당국이 궁극적으로 자본의 질을 높이기 원하는데다 보험부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라는 당국 기조 자체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앞서 당국이 배당여력 확대를 위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에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여전히 배당을 하기 어려웠다"며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배당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속된 배당 불확실성은 보험사 기업가치제고(밸류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계자는 “실제 배당 여력이 없는 게 아님에도 배당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보험사 순이익 규모와 배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