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후폭풍] 2월 금융권 가계대출 4.3조↑...“불확실성 굉장히 높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2 15:22

은행권 가계대출 3.3조 늘어
전세대출 3년 만 최대폭 증가
2금융권 가계대출 1조원 늘어

아파트 거래량, 가계대출 증가 압력
“주택거래량 증가세 지속 기간 관건”
가계빚 불안요인 주시...긴장감 고조

은행대출.

▲올해 2월 말 현재 정책모기지론 포함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43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4조원 넘게 증가했다. 금융권이 연초 새로운 경영목표 하에서 가계대출 취급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데다 신학기 이사수요 등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 전세대출은 2022년 2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서울시가 지난달 중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량도 늘고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일선 현장에서는 현재까지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관망하는 분위기이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언제든지 주택 매수 수요가 강화될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4.3조 늘어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현재 정책모기지론 포함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43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3000억원 늘었다. 이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907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이 연초 대출 취급을 재개한데다 이사철 자금수요까지 겹친 영향이다.



2월 전세자금대출은 전월 대비 1조2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2022년 2월(1조4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2023년 하반기 전반적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 그 이후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서울 지역에서 역전세 현상이 해소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35조1000억원)은 1월 상여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면서 2000억원 감소했다.




전 금융권 대출항목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전 금융권 대출항목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자료=금융위)

은행권을 포함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늘어 1월(-9000억원)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정책성대출이 1월 2조2000억원 증가에서 2월 2조9000억원 증가로 증가 폭이 커졌다. 은행 자체 주담대도 1월 6000억원 감소에서 2월 6000억원 증가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원 늘어 전월(-5000억원)에서 증가세로 바뀌었다. 상호금융권(-1000억원→+8000억원)과 여전사(-1000억원→+3000억원)는 증가세로 전환된 반면, 저축은행(+2000억원→-200억원)은 감소세로 바뀌었고, 보험(-5000억원→-1000억원)은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축소됐다.



아파트 거래량, 시차 두고 가계 빚 증가 압력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송파·강남·서초를 서울 아파트 모습.

금융당국은 1월 말 설 연휴, 2월 신학기 이사수요 등 계절적 요인을 고려할 때 1, 2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월평균 1조원 중후반대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박 차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서울 아파트가격의 오름 폭이 커지고 있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에서 중요한 건 주택거래량인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분명 가계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최근 주택거래량 증가세 지속 기간,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범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주택시장 상황, 금융기관 대출취급 행태 등 가계부채 불안 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더욱 긴장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은행권 일선 현장에서는 최근 들어 대출 상담 등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규 주담대 취급 급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강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집값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가계대출은 정책자금대출 위주로 나가고 있어 은행권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를 내릴 정도로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시장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가계대출 선행 지표인 주택거래량 증가로 주택 매수 심리가 강화될 수 있어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긴장감도 지속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다면, 또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발언한 점도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인하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주택매수심리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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