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사상 첫 3000달러, 시세 전망은?…“더 뛴다” vs “조정 취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4 11:35

금 선물가격 장중 한때 3003달러

트럼프發 관세전쟁 격화로 안전자산 쏠림

IB들 "금값 더 오른다"…맥쿼리 "3분기에 3500달러"

배런스 "조정에 취약"…연방정부 해고 성공시 금값 폭락 가능성도

GOLD-PRICES/USA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수년간 상승세를 이어온 국제금값이 1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향후 시세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전 11시 33분 기준, 4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0.30% 오른 온스당 3000.3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금값은 한때 온스당 3003.8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금값은 지난 2022년 11월 4일 온스당 1630.90달러에 바닥을 찍은 후 작년부터 본격 급등세를 탔다. 지난해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46차례나 경신하면서 27% 가량 올랐는데 올해도 신고가를 10차례 갈아치워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고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전했다.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안전자산 수요 증가 등이 거론된다.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지난 12일 발효됐고 이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은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고려한 '상호 관세'를 4월 2일에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최근 공개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들도 금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미 월가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투자자들이 금에 주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배런스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금을 보유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블랙록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금 매수를 몇 달동안 추천해왔다"고 전했다.




국제 금 시세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BNP 파리바는 당장 2분기에 금값이 온스당 3100달러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연평균 국제 금값 전망치는 이전보다 8% 상향 조정한 온스당 2990달러로 제시했다.


데이비드 윌슨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따른 영향을 둘러싼 견해가 가장 크게 바뀌었다"며 “(관세의) 결과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는 동시에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호주 맥쿼리는 금 시세가 올 3분기까지 350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분기 금값 평균 전망치 또한 3150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마커스 가비 원자재 팀장은 “투자자들과 기관들의 수요로 주도된 금값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금이 망하지 않는다는 점에 지불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금의 안전자산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비는 또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며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을 향해 금리인하 압박에 나설 경우 금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올해 금값이 하락할 리스크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가비는 “금 시세 상승을 지지하는 구조가 바뀌려면 재정적자에 대한 전망치가 바뀌거나 실질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장기화되어야 한다"며 “경제성장이 강하면 그럴듯하지만 우리의 기본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배런스는 금값이 하락할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 가격이 2022년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것은 가격 상승을 위한 호재들이 다 반영됐기 때문에 시세 조정에 취약해졌다며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런스는 이어 연방정부 인력 감축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이 성공하면 금값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고된 연방정부 직원들이 민간 분야에서 생산적인 일을 찾으면서 미국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브칼 리서치의 찰스 가브 창립자는 이런 일이 현실화된다면 “금값에 최악의 소식"이라며 가격이 50% 급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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