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서학개미들, 美 하락장에 레버리지 ETF 더 담았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4 14:56
Financial Markets Wall Street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과 이로 인한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더욱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인용해 서학개미들이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미국 레버리지 ETF 3개를 5억1900만달러(약 75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31% 급락하면서 5521.52에 마감, 최근 고점 대비 10.1%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이중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순매수 금액은 2억3200만달러(약 3373억원)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은 SOXL 다음으로 테슬라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셰어스 ETF'(TSLL)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그 다음으론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순매수 금액은 각각 1억8100만달러(약 2631억원), 1억600만달러(약 1541억원)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서학개미들은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테슬라 주식을 3억7100만달러(약 5393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종목으로 보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가장 많이 사들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런 베팅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적인 무역정책으로 투자심리가 짓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에 굶주린 것으로 유명한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을 여전히 믿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레버리지 ETF와 테슬라 등을 사들인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SOXL 가격은 올들어 35% 가까이 빠졌는데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13.36% 급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하락하면서 TQQQ 가격은 14% 가량 급락했고 테슬라 주가 또한 8.37% 하락해 TSLL의 하락률은 20%에 육박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증시 변동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25% 관세에 대한 EU의 보복 관세에 추가 관세로 또다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직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태동된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악랄한 조세 및 관세 당국인 유럽연합(EU)이 위스키에 못된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 관세가 즉각 철회되지 않으면 미국은 프랑스와 다른 EU 회원국에서 수입되는 와인, 샴페인 및 알코올 제품에 200% 관세를 짧은 시간 내 부과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에서 '상호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우리는 수년간 갈취당했는데 더 이상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 개인투자자들도 최근 들어 미국 증시에 베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의 에마 우 글로벌 파생 전략가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12일까지 73억달러(약 10조 6098억원)를 들여 미국 주식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JP모건은 “개인 투자자들은 화요일(11일)부터 테슬라 주식을 40억달러 넘게 매수했다"며 “엔비디아에서도 매수세가 주목됐다"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한 결과, 지난 주부터 TQQQ와 SOXL에 각각 10억달러 넘게 순매수됐고 아크이노베이션 ETF(ARKK)의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Tradr 2배 롱 이노베이션 ETF(TARK)'에선 주간 유입액이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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