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주주제안 모두 상정…자사주 소각·집중투표제 도입 등
DB하이텍 ‘9인 이하’ 이사의 수 조정 건 상정…주주연대 ‘반대’
지난해 주총서 주주 반대로 이사의 수 조정 건 부결된 바 있어

▲DB하이텍 CI
DB그룹 계열 반도체 전문 기업인 DB하이텍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주주제안 안건이 다수 상정된 만큼 주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서도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의 수 조정' 안건을 놓고 양측이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오는 20일 경기 부천시 DB하이텍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DB하이텍은 주총 주요 안건으로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부의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연대가 제안한 10개 안건이 모두 상정됐다. 이 중에서도 △자사주 소각 △비핵심자산인 골프장 매각 △집중투표제 도입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주연대는 이를 통해 소수주주 권익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DB하이텍 주주연대는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 골프장 매각 등에 대해 주주의 분명한 뜻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DB하이텍 측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관 변경 건에 포함된 '이사의 수 조정'이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DB하이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존 이사의 수를 조정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올해 안건을 보면 이사의 수를 기존 '4인 이상으로 한다'는 조항을 없애고 9인 이하로 변경하기로 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도 '4인 이상' 조항을 '4인 이상 8인 이하'로 변경하는 안건을 올렸다. 하지만 찬성율이 60.69%에 그치며 부결된 바 있다.
만약 사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선임안이 모두 통과되고 이사의 수 조정 의안이 통과될 경우, 이사회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외부 인사의 이사회 추가 진입이 불가능해지는 구조가 된다.
사측은 해당 안건을 낸 이유로 효율적 경영 도모를 내세웠지만 주주연대나 외부로부터의 이사회 진입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주주연대 측은 “지난해에 부결됐던 이사의 수 상한 안건을 사측이 다시 들고 나왔다"며 “경영권 방어 목적의 이사의 수 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B하이텍이 추천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사측은 홍남기 한국항공대 석좌교수(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와 박건수 경기과학기술대 석좌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실장)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 오스코텍의 사외이사로도 재직 중인 홍 교수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DB하이텍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이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직무수행계획을 밝혔다.
사측도 홍 교수를 추천한 이유로 “홍 후보자는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거시경제 안정 및 성장 전략을 이끌었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DB하이텍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주연대는 사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2인 선임의 건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사외이사 후보인 정지연, 홍남기 선임의 건에도 반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