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백사부, 남의 식당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9 08:37
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감도 큰 법일까. 각종 논란으로 연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외식사업가 겸 방송인 타이틀로 사회적 영향력을 쌓아온 만큼 유명세에 뒤따르는 책임의 무게가 더 묵직하다.




지난해 기업 상장 이후 빽햄 선물세트의 가격 부풀리기 논란을 시작으로 감귤맥주 함량 부족, 농지법·식품위생법 위반 의혹 등 각종 구설수에 올랐다. 외국산 식재료로 만든 간장과 된장, 농림가공품 원산지를 국산으로 허위표시한 혐의로 형사 입건마저 된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3일 백 대표 명의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여러 이슈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용납할 수 없는 잘못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의 불씨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백 대표는 '집밥 백선생', '흑백요리사'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만의 장사 마인드와 요리 철학을 설파하며 초보 요리·장사꾼의 '사부 역할'을 자처했다. 상권 회복을 골자로 '골목식당'과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까지 이끌면서 공익 이미지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사업에는 '지나친 관대함'을 보여 이치가 맞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오너 리스크로 지난해 상장 첫날 6만원 대까지 치솟았던 더본코리아의 주가도 3월 19일 오전 기준 반토막 이하로 급락했다. 이같은 수치로 사업 불안정이 드러나니 가맹점주들의 속도 타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대표의 사회적 입지를 등에 업고 자란 만큼 본업인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느 업종보다 '브랜드 파워'가 핵심 경쟁력인 외식 프랜차이즈는 더더욱 오너 리스크 에 민감하다. 더본코리아와 같은 오너 리스크로 과거에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던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분식 프랜차이즈 '김가네' 등이 손꼽힌다.


줄줄이 소시지 쏟아지듯 최근 이슈뿐 아니라 더본코리아는 한때 50개에 달했던 브랜드 수가 25개 반토막으로 줄면서 '문어발 확장'의 고질적 폐해에도 노출돼 있다.


적절한 비유가 될 지 모르겠지만 백종원 대표는 지금 여유롭게 '다른 사람 밥그릇'을 챙겨줄 게 아니라 '내 밥그릇'부터 먼저 잘 챙겨야 할 타이밍이란 점을 직시해야 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송계·외식업계를 종횡무진하며 획득한 '국민주부', '국민멘토', '백사부'라는 화려한 이름표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면 본인 사업부터 정직하게 자정하는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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