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에 美연준 금리동결…한은도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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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일단 4월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까지 이틀 연속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열렸던 올해 첫 FOMC 이후 2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보다 인플레이션 잠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했으며 노동 시장 상황은 여전히 견고하며 인플레이션은 다소 상승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위원회는 이중책무(물가 안정·완전 고용) 모두에 안길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문구는 직전 1월 FOMC 성명에서 나왔던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를 대체한 것이다.


큰 주목을 받아왔던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선 올해 2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제시됐다. 분기 말마다 공개하는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연준은 올해말 기준금리를 3.9%(중간값)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 12월 공개된 점도표와 동일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중 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와 관련해서는 “복수의 경제 전망가가 침체 확률을 다소 올렸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라며 “(침체 확률이) 오르긴 했지만,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연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한국(2.75%)과 미국의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하락 위험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9%(작년 11월 발표)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한은은 또 최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비중을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두고 운영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이 통화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만큼 한국만 금리를 추가로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만 금리를 더 내리면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도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들썩인 것도 추가 금리 인하에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한은이 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4월에 연속으로 내리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도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1~2차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월 이후 인하 시점은 5월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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