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는 지금] “백종원·多브랜드 의존 줄이고 가맹점 상생 키워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24 16:55

백대표 사과문에 ‘점주 누락’ 위기 인식 미흡 지적

일부 유명 브랜드에 매출 편중 다브랜드 손질 필요

“오너 의존도 낮춰고 방송·기업인 활동 분리” 강조

내부혁신, 지자체·소상공 협력 등 신뢰회복 급선무

“사고 칠 일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며 본인과 더본코리아가 최대 위기에 빠져있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백종원'이라는 개인 명성과 활동에 의존해 왔던 더본코리아 본사와 많은 외식브랜드 가맹점들은 '오너 리스크'로 큰 시련에 직면해 있다. 기업 상장 이후 노출된 더본코리아의 경영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살펴보고, 업계가 진단하는 개선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더본코리아의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 매장 전경. 사진=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의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 매장 전경. 사진=더본코리아

각종 악재로 연일 매스컴을 장식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끝내 고개를 숙였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사그라지지 않는 논란과 부정적 여론의 파장이 고스란히 더본코리아 외식브랜드 가맹점주들 피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3월 들어 백 대표 명의로 지난 13일,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공지했다. 다만, 사과 타이밍이 적절치 못했으며 내용도 형식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르면서 내부적으로 위기대응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첫 번째 사과문 발표 당시 상장사로서 주주 대상으로 전사적인 혁신과 성장을 약속할 뿐 가맹점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2023년 기준 외식 가맹사업은 회사 총 매출의 88%를 차지할 만큼 주요 수익원이지만, 가맹사업을 떠받치는 점주들은 사과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백 대표는 두 번째 사과문에서 “무엇보다 현 상황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계실 점주님들과는 상생을 위해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모든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못된 부분들은 즉각 개선하겠다"고 뒤늦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더본코리아가 가맹점주와 동반성장을 중요 가치로 강조해온 만큼 점주 피해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했다"면서 “결국 가맹점이 성공해야 본부도 살아남는데 큰 판단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더본코리아의 다(多)브랜드 전략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소비 인구가 한정된 상황에서 양적 팽창에 기댄 경영 방식 틀을 벗어나야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더본코리아는 외식업이라면 각종 분야로 진출 가능성을 내비치며 '치고 빠지기' 전략을 지속해왔다.


한때 50개까지 불어났던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수는 현재 25개로 반토막났다. 이마저도 빽다방, 홍콩반점, 빽보이피자 등 세 자릿수대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를 빼고는 대다수 전년 대비 규모가 줄었다. 2015년 닭갈비 프랜차이즈를 표방하며 내놓았던 백철판0410는 올해 10년 만에 국내 매장 영업을 종료했으며, '고속우동'·'퀵반' 등 일부 브랜드는 심지어 점포가 한 곳도 없다.


프랜차이즈 산업에 정통한 한 창업 전문가는 “우리나라 내수 인구는 고작 5000만이다. 그런데 다점포 프랜차이즈를 주창하는 일부 가맹본사들이 영리 욕구로 이 같은 본질을 흐린다"면서 “단 기간 내 브랜드를 늘리고, 가맹점만 많이 출점해봤자 본부 사업성과만 높아지지 가맹점주는 득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 외식 브랜드 및 브랜드별 매장 수 (2024년 말 기준,  단위:개)

더본코리아 외식 브랜드 및 브랜드별 매장 수 (2024년 말 기준, 단위: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일각에서는 회사 차원에서 '백종원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백 대표가 방송인·기업인 양쪽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하는 점에서, 스스로 전보다 더 정체성을 명확히 분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백 대표는 유튜브 등 개인 채널과 여러 방송을 통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거나, 외식 브랜드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은근하게 회사 인지도를 높여왔다. 여기에 골목식당 등 민간 상권 활성화 행보로 백 대표가 공익적 이미지까지 갖추며 회사도 큰 조명을 받아왔지만, 그만큼 오너리스크 발생 시 뒤따르는 후폭풍도 더 크다는 설명이다.


일부 학계에서는 백 대표가 대중 영향력이 큰 만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는 물론,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전체의 발전을 위해 소비자 신뢰 회복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지금과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백종원 대표가 더본코리아 각 브랜드 책임자들과 함께 경영혁신 선포식 또는 브랜드별 구체적인 운영지침 마련 등 가시적인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백 대표가 최근 여러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국내 식품외식 산업이나 전통시장 살리기 등에 기여한 바도 크다"며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보다 큰 틀에서 소상공인, 지자체 등과 협력해 상생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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