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체질개선 속도 붙는다···정부지원·자산매각·원자재 ‘호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27 16:08

3년간 누적적자 5조원 쌓이자 비핵심자산 팔고 희망퇴직 실시

산업부 ‘사업재편기업’ 선정···각종 금융·세제 지원 기대

中 광저우 공장 매각 막바지···주요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

정철동 대표 “수익성 중심 사업 운영하고 품질 경쟁력 강화”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 전경.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가 정부지원, 비핵심자산 성공 매각,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호재에 웃고 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손실액이 5조원 넘게 쌓였지만 체질개선에 속도가 붙으며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사업재편 계획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LG디스플레이를 대상 기업으로 승인했다. 기업활력법에 기반한 사업 재편 제도는 사업 혁신과 구조 변경에 나서는 기업을 지정해 금융·세제 등 혜택을 주고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게 골자다. 이번에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24개사 중 대기업은 LG디스플레이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로 인해 향후 인공지능(AI) 생산 시스템 구축, 중소형 OLED 경쟁력 강화 등에 각종 혜택을 받게 됐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비공개지만 수천억원 수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비핵심자산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9월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 TCL 자회사 CSOT에 매각하기로 했다. 계약 금액은 108억위안(약 2조1800억원)이지만 이달 31일 처분예정일자를 앞두고 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각 대금이 다소 증가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금액은 다음달 초 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하반기 기준 디스플레이 분야 주요 원재료인 편광판 가격은 전년 말 대비 5% 가량 싸졌다. 같은 시기 폐인쇄회로기판(PCB), 백라이트 거래가도 각각 4%씩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원재료 매입가에서 PCB와 편광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6.6% 정도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포화 및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 탓에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연결 기준 영업적자액이 2022년 2조850억원, 2023년 2조5102억원, 지난해 5606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307%까지 오른 상태다. 발행한 회사채 중 상당수 계약내용에 '부채비율 400% 이하 유지' 항목이 있다는 점에서 신용리스크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2023년 1조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대응했다.


앞으로 OLED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업체 측 생각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주총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대형 제품 판매 확대와 동시에 원가 혁신을 통해 흑자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기술과 신사업 분야에서 일정 수준 성과도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장이 커질 것을 감안, 지난달부터 업계 최초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40인치 필러투필러' 양산을 시작했다. 게이밍 시장 공략을 위한 5K2K 화질 45인치 게이밍 OLED 패널도 만든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의 OLED 모니터 패널이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각종 호재뿐 아니라 지난해 2000여명 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 등이 반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작년 4분기 기준 8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상황이다.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가 늘어나며 OLED 제품 비중이 역대 최대치인 60%를 기록한 덕분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수적인 투자 집행,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 중국 광정우 LCD 공장 매각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OLED TV 부문을 중심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