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 총 4.8조원
희망퇴직 비용 이연-대손비용 부담에도
예대금리차 확대...수수료이익 변수 無
일부 금융지주 연말 CET1 비율 개선
“신한·하나금융, 추가 개선 쉽지 않아”
주주환원 발표 전까지 주가 ‘지지부진’

▲4대 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 4조86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발목을 잡았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고객 보상비용이라는 악재가 끝난 데다, 수수료이익과 기타비이자이익도 대체로 무난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주의 투자심리도 위축됐지만, 2분기부터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재개되면서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 4조86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1조58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6%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1분기 ELS 손실보상 관련 영향으로 순이익이 30.5%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1분기 대비 9% 증가한 1조4711억원을, 하나금융지주는 0.83% 늘어난 1조502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7618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약 9%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홈플러스,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약 400억원의 추가 대손충당금 전입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진행한 희망퇴직 비용 약 1700억원이 1분기로 이연된 점도 실적에 부정적이다.
이렇듯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4대 금융지주 모두 홈플러스, 중소형 건설사 부실 등으로 회계처리가 보수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나, 충분히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확대됐고, 유가증권 및 파생 부문, 수수료이익 등도 비교적 무난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1분기 실적 발표의 관건은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추가적인 주주환원 규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달러 주간 종가 기준 평균 환율은 1452.91원으로 작년 4분기 평균 환율(1398.7원) 대비 54.2원 급등했다. 환율이 오르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면서 CET1 비율이 하락하고,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재원도 줄어든다.
예를 들어 KB금융은 작년 말 CET1 비율 13.51% 가운데 13%를 초과하는 자본에 해당하는 약 1조7600억원을 올해 연간 총 현금배당 금액과 상반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활용 중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금융당국이 금융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구조적 외화 포지션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리스크를 RWA 산출에서 제외하기로 한 방안을 작년 말에 수정 적용해 연말 CET1 비율이 개선됐다"며 “일부 요인이 연말 기준으로 소급 반영돼 1분기 CET1 비율 개선 요인이 소멸된 만큼 1분기 CET1 비율 개선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약 0.15%포인트(p) 내외로 CET1 비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나,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연말 수준에서 추가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이미 금융지주사들이 작년 연간 실적 발표에서 큰 틀의 주주환원책과 자본정책을 발표한 바 있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2분기 실적 시즌에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내놓기 전까지는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실적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기존에 발표한 내용을 흔들 정도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1분기 이익 규모나 CET1 비율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도 소폭 조정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