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유예에도…“美 경기침체 전망 유효” 한목소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10 16:24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UPI/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인 10%만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선 관세를 125%로 끌어 올리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상황은 기존과 달라지지 않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작년보다 22%포인트 급등한 24%인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라나 사제디 등은 “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영향이 이전 관세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018년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관세율 증가로 성장률이 3% 넘게 하락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2% 가량 급등하는 결과가 향후 2~3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자 핌코의 티파니 윌딩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보고서를 내고 “일부 관세가 완화돼도 미국의 전반적인 관세율은 극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90일의 유예 기간이 더 길어지더라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50%"라고 주장했다.




핌코는 미국 평균 관세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미국 성장률의 약 0.1%포인트가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미국 물가 상승으로 인해 연준이 구원투수로 나서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IFM 인베스터스의 알렉스 조이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대중(對中) 125% 관세로 미중 간 무역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상황은 다시 악화될 수 있기에 시장에선 매도세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상호관세 유예에도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수정된 보고서를 내고 미국 경기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하는 기존의 전망를 철회했다. 다만 이 은행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0.5%에 그치고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45%로 보고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봅 미셸은 채권 시장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 목표를 훨씬 웃돌고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연준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정책에 따른 영향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올 하반기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짚었다.


시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노트에서 “중국을 제외한 상호관세가 유예됐다고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피한 것은 아니다"며 “우린 (관세 유예) 소식에도 거시경제적 전망치를 대폭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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