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대선' 줄다리기…최악의 리스크 해소 勝
변동장→파면 이후 상승…닮은꼴 '朴·尹' 탄핵
'반등의 시간' 정책·경기부양 기대가 모멘텀
국내 증시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적 관세 리스크의 복합적인 영향권에 놓였다. 그럼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은 장기간 누적된 '정치 리스크'에서 벗어나 '정책 기대감'에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여전한 변동성 요인이지만, 시장의 시각은 대선 국면으로 향할 전망이다. 향후 국내 증시 흐름과 투자자 관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을 조망한다. <편집자 주>

▲출처=현대차증권
국내 정치가 4월 들어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했음에도 주식시장은 '관세발(發)' 충격으로 격동의 한 주를 보냈다.
앞서 지난달 2600포인트(p)를 오가던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충격으로 2200선까지 주저 앉으며 크게 출렁거렸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60여개 국가를 이른바 '최악의 침해국'으로 분류하면서, 기본관세(10%)에 상호관세(10%알파)를 추가한 25% 관세를 물리도록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인 지난 7일에는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이 연출됐다.
그러나 트럼프의 90일 유예 조치로, 증시는 폭락장 전 관세 리스크를 관망하던 때로 돌아간 수준까지 회복했다. 시장은 앞으로 관세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조기 대선 국면에 주목하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90일 유예'가 관세 리스크의 완전한 해소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관련 잡음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우려는 이미 정점을 통과한 상태로, 정치리스크 해소와 외국인 수급 개선 등을 기반으로 국내 증시는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탄핵 인용 이후 조기 대선국면 전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새로운 정권 기대에 근거한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를 전망한다"며 “유력 후보자들의 정책 기대감 등 유입, 경기부양 정책 기대가 가세하면서 긍정적 모멘텀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탄핵' 긍정적 이벤트…투심 개선·시장 안정화 기대

▲출처=현대차증권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증시 상황에 대입해 보고 있다. 최악의 리스크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자체가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증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한 방향성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증시와 윤 전 대통령 탄핵, 둘 모두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2017년과 올해 모두 탄핵이 인용된 이후 증시가 빠르게 하락 후 반등이 나타났다.
지난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을 기점으로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됐다. 당시 탄핵 인용된 시점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일시적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빠르게 하락 분을 만회한 후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전일대비 0.5%, 1%씩 상승 마감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지난 4일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당시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 하락, 코스닥은 전일대비 +0.6% 상승 마감했다. 관세 충격에 의한 급락세를 감안하면 다소 선방한 수준이란 평가다.
국내 시장이 앞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의한 기대감이 특정 업종의 반등을 일으키면서 증시를 견인할 것이란 의견이다. 특히 차기 정부의 재정지출 등에 대한 기대가 시장의 반등 흐름을 이끌어 갈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같은 해 5월, 코스피지수는 15거래일 중 10거래일 간 상승세를 보였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문 전 대통령 당선일인 10일 2270.12p에서 31일 2347.38p로 3.4% 올랐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이전인 3월초, 2000p 내외의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는 연말 2560p까지 증가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과거에도 탄핵 여부 선고가 발생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결국 증시 내 변동성 완화 및 상승 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탄핵 역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긍정적 이벤트로 해석할 수 있으며, 향후 투자 심리 개선과 시장 안정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