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티빙-웨이브 합병에 “티빙 주주가치 부합 의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16 13:58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 사진 = 김윤호 기자.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 사진 = 김윤호 기자.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티빙 주주들의 가치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16일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티빙-웨이브 합병과 관련한 KT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견해지만, 부문장으로서 말씀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무는 “KT 입장에서 티빙에 대한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미디어 사업 전반에 거쳐 강력한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맺은 제휴"라며 “당시 사업적 협력에 대한 의지나 가치가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웨이브가 지상파 콘텐츠 독점력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 가능성이 티빙의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브의 1대주주인 SK스퀘어와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은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진행하며 양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실현되면 넷플릭스에 맞설 수 있는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티빙 지분 약 13%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합병 논의는 일시 정체 상태다.


KT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 합병이 자사 IPTV 서비스 '지니 TV'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빙은 그동안 지니 TV와 결합 요금제 출시, 리모컨 통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왔으며, KT 입장에서는 티빙이 자사 플랫폼에서 핵심 콘텐츠 공급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웨이브와의 합병으로 자체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되면, 향후 티빙이 IPTV 유통망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낮추는 전략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KT 측의 우려로 보인다.


특히 웨이브의 최대주주가 SK스퀘어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통합 OTT가 KT가 아닌 SK브로드밴드 등 계열 플랫폼에 콘텐츠 유통을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KT는 콘텐츠 협상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고,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도 약화될 수 있다. KT가 단순 수익률이 아닌 '전략적 실익 훼손'을 우려하는 배경엔 이러한 사업적 위기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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