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중장기 전략 ‘글로벌 진출’ 제시
신흥·선진시장 모두 고려…지분투자 등 검토
“토스뱅크도 IPO 준비, 혁신·안전성 추구”
내년 주담대 출시…시니어·기업뱅킹 강화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토스뱅크의 향후 3~5년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출범 4년차인 토스뱅크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 모두 열린 시장이라고 보고 해외로 진출 무대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 후 지난해 처음 흑자를 내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성장 속도 이끌 원동력, 글로벌…원앱 전략은 미정"
토스뱅크는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향후 3~5년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글로벌 진출을 제시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의 성장 속도를 보다 더 빠르게 이끌어줄 원동력은 글로벌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시장 환경과 규제를 분석해 가장 최적화된 방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4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진출 국가로는 동남아 등 신흥시장과 함께 선진시장을 모두 보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이은미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 측면에서 기회가 있고, 선진시장은 금융시스템을 선진화돼 있지만 고객 경험이 그렇게 선진화돼 있지 않다"며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을 보면 고객 경험 측면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특정 국가를 한정 짓지 않고 여러 나라를 같이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이 대표는 “자본, 고객이 있는데 디지털화가 돼 있지 않아 협업할 수 있는 부분들이 없는지 토스뱅크로 먼저 연락을 하는 곳도 많다"며 “결국 서로 윈윈(win-win)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옵션들을 같이 보고 있다"고 했다. 해외 진출 방법으로는 초기에는 지분투자나 조인트벤처(JV) 형태를 구상 중이며, 서비스형뱅킹(BaaS) 등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토스 앱 안에서 토스뱅크를 이용할 수 있는 원앱 전략이 해외 진출에서도 유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토스는 좀 더 핀테크 쪽으로 볼 수 있고, 토스뱅크는 은행이기 때문에 규제 강도가 더 세다"며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을 하겠지만 우리 상황에 맞는 전략을 보고 있다. 굳이 원앱으로 간다는 결론을 짓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후 해외에 진출하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향후 3~5년 내 토스뱅크가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묻는 질문에는 “토스뱅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은행업은 오래된 규제 산업인데, 어떻게 보면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는 것보다 재개발하는 것이 깔끔하다"며 “(토스뱅크가) 아예 새 판을 짰기 때문에 좀 더 경쟁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토스가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도 IPO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토스뱅크도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IPO를 해야 한다"며 “IPO를 준비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고, 혁신과 동시에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담대 출시 예고…“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 목표"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그동안의 토스뱅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와 함께 토스뱅크는 중장기 전략으로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를 제시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액티브시니어 고객군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년과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 그동안 토스뱅크가 해왔던 것처럼 주담대도 기존 은행권 상품과 차별화를 둘 예정이지만 이날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주담대는 한 번 실행되면 30년 이상도 가기 때문에 훨씬 더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5년 만에 주담대를 출시했는데, 토스뱅크가 내년에 출시하면 출범 후 4년이 조금 넘는 시기인 만큼 늦게 출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기업뱅킹도 강화한다. 그동안 토스뱅크가 개인과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기업 고객에게 더욱 포괄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인터넷은행은 법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지 못해 조금 더 작은 기업, 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전, 송금 등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출의 경우 처음은 보증부대출을 생각하고 있고, 수신 계좌까지 토탈 금융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되는 것이 토스뱅크의 새로운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