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분기 ‘5.4% 성장’ 선방했지만…관세전쟁에 향후 전망 암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16 14:59
USA-TRUMP/DE MINIMIS-SHEIN

▲(사진=로이터/연합)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어 선방했다. 내수 회복과 수출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당장 2분기부턴 미국 정부의 '145% 관세 폭탄' 영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질 전망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대비 5.4% 증가한 31조8758억위안(약 618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통신(5.2%)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최근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1분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9% 늘은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1분기 수출 증가율(4.9%)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달러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2.4% 늘면서 시장 예상치(4.4%)를 대폭 상회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당국의 소비 유도 정책도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하는 소매판매의 경우 지난달 5.9% 증가(전년 동기 대비)한 것으로 나타나 블룸버그가 전망한 4.3%를 크게 상회한 것은 물론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3월 산업생산도 7.7% 증가,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로이터통신 전망치(5.8%)도 웃돌았다. 특히 1분기 공업 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6.5% 늘었고, 신에너지차(+45.4%)와 3D프린팅 설비(+44.9%), 공업용 로봇(+26.0%)의 생산 증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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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폭탄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이달 발효된 각국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만은 125%로 올렸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었음에도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선방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라며 “당국의 경기부양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 즈웨이 회장 및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에 따른 타격은 다음달 거시경제 데이터에 나타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외부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고, 효과적인 내수 성장에 대한 추진력이 부족하며, 지속적인 경제 회복과 성장을 위한 기반이 아직 공고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거시경제 정책들이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부동산 개발 투자는 9.9% 감소해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고, 3월 CPI 역시 0.1% 떨어져 디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1분기 중국 실업률은 5.3%로 작년 1분기(5.2%)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올해 중국 성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날 UBS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4%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 중 가장 낮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4.2%로 낮췄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125% 상호관세에 대한 단기적인 미중 협상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2분기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언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내수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소매판매 실적은 고무적이지만 이러한 수치가 지속될 여부는 경기 부양책의 속도와 규모에 달려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가 이번 분기에 각각 50bp(1bp=0.01%포인트), 15bp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이 관세 충격을 일부 상쇄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1조~1.5조위안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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