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개인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1.6조
전년비 45.7% 급증
환전 수수료 면제 혜택 등 호평
하나·신한카드 등 시장 장악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왼쪽)·'쏠 트래블 체크카드'
카드사들이 가맹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체크카드가 힘을 받고 있는 덕분이다.
1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올 1분기 여객은 186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가장 수요가 컸던 2019년과 비교해도 3.9% 많은 수치다.
그러나 체크카드 이용액은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올 1~2월 카드사 9곳(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NH농협)의 개인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액이 1조16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7% 높은 것으로, 지난해 1분기(1조1772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2023년 1~2월(5289억원)과 비교하면 120% 가까이 성장했다.
해외 체크카드 실적이 금융지주 카드사에 쏠린 것도 특징이다. 올 1~2월 하나금융지주·신한지주 등 은행지주계 카드사의 점유율은 98.4%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p) 높아졌다. 사실상 대부분인 셈이다. 기업계 카드사 보다 외환 관련 기능을 접목하기 쉽다는 특성이 영향을 끼쳤다.
기업별로 보면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앞세워 4052억원에서 4898억원으로 증가하며 1위를 수성 중이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하나머니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통화 58종의 무료 환전이 가능하다. 또한 △부족한 금액 자동환전 후 결제 △원하는 환율로 바꿔주는 '목표 환율 자동 충전' △통화별 한도 300만원 확대 △트래블로그 가입자끼리 '외화 무료송금' 등의 무기도 갖췄다.
마스터카드·비자·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상품을 출시하고 카카오페이와 함께 '카카오페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도 선보였다. 론칭 1000일 만에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한 원동력이다.
신한카드도 1313억원에서 3421억원으로 대폭 상승하면서 3위 우리카드(1045억원→1123억원)와의 차이를 벌렸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는 42종의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가맹점 결제 수수료(이용액의 1.2%)와 해외 ATM 인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국내 4대 편의점 5% 할인과 대중교통 1%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일본 3대 편의점과 베트남 '그랩' 및 미국 스타벅스에서도 5%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이를 토대로 발급 고객 190만명을 넘어섰다.
KB국민카드(737억원→1329억원)가 '트래블러스 체크카드'에 힘입어 순위를 끌어올린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전 세계 56종 통화 100% 환율 우대가 가능하고, 오는 22일부터 연말까지 재환전에 대해 100% 환율 우대도 제공한다. 월 10회 한도로 해외 ATM 인출 수수료도 면제한다.
국내에서도 철도 업종과 '푸딘코' 선정 전국 맛집 5000원 할인(각각 건당 2만원 이상 결제시·월 1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커피음료전문점 업종에서도 1000원 할인(건당 5000원 이상 결제시·월 1회) 할인된다. 신규 고객에게 최대 4만원 캐시백을 제공하는 등 고객 접점도 늘리고 있다.
우리카드도 횟수·한도 제한없이 해외 ATM 인출 수수료를 면제하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판매 중으로, 이용액은 1045억원에서 1123억원으로 확대됐다. NH농협카드(631억원→657억원)도 춘식이와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으로 2030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BC카드의 참전 등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에 눈길을 돌리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BC카드는 글로벌 결제 기업 비자·외화결제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최근 외화 충전과 결제가 가능한 '내 외화머니' 서비스를 론칭했다.
다른 상품군의 부진도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올 1~2월 국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약 92조585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인 체크카드 이용액(23조7892억원)은 오히려 2.5% 줄었다. 국내 경기 침체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해외 개인 신용카드(2조3586억원)도 소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실질적인 혜택에 힘입어 '해외여행 필수템'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