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변수’ 넘긴 코리안리…위기 방어력 증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17 09:09

저수익 상품 비중 축소
장기보험수익↑

기본자본 킥스 도입시
재보험 출재 증가

코리안리재보험

▲코리안리재보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보험사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유일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도 사정권에 들었으나, 향후 우호적 환경 조성으로 실적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리안리의 예상 별도 당기순이익은 2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적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 보다 8.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LA 산불 관련 손실을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4.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A 산불 관련 손실이 1분기에 300억원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다. 영남 산불 영향은 2분기에 200억원 가량 반영된다고 내다봤다. 이를 포함해도 올해 29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내는 등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내년에는 3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600억원 이상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시장 기대치도 상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운용자산(약 10조680억원)이 전년 대비 1조원 가량 확대되면서 투자수익을 불릴 수 있는 기반도 강화됐다.


코리안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저마진 계약 수재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수익 내 자동차보험의 비중은 2023년 7.3%에서 지난해 5.3%로 줄었다. 관련 보험손익이 1000억원 가량 하락했으나, 장기손해보험 수익(5228억원→6186억원)이 이를 상쇄했다.




손해율이 높았던 기존 장기상품 수재를 중단했지만, 장기 공동개발상품 수재 확대 등으로 보험수익이 불어났다. 여기에 공동재보험 인수가 더해지면서 보험계약마진(CSM) 총량이 2023년말 8288억원에서 지난해말 9531억원으로 높아졌다. 지속적으로 신계약 수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안정적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해외 수재 비중도 높이는 중이다. 여전히 '텃밭' 아시아가 40% 이상이지만, 유럽과 북미가 각각 25%·20%를 돌파했다. 상대적으로 인수 경험이 부족한 이들 지역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언더라이팅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기본자본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그간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을 중심으로 킥스 비율 향상을 모색했다. 기본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이익잉여금을 확대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해야하지만, 둘다 쉽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본자본 기준 킥스 비율이 150%를 넘는 대형 손보사는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DB손해보험(85.7%)·메리츠화재(91.7%)·KB손해보험(82.5%)·현대해상(57.5%)은 두 자릿수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계약을 다른 기업으로 이전하려고 추진하는 것도 향후 킥스 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동재보험 출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동양생명이 37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을 출재했고, 당국에서도 원수보험사들의 공동재보험 가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보험사들이 보험·금리위험 등 보험계약을 둘러싼 리스크를 재보험사로 넘기는 방식으로, 요구자본을 줄일 수 있다. '분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분모'를 줄여 수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코리안리는 타보험사 보다 기본자본 기준 킥스 도입에 따른 파장도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저축성보험을 비롯한 상품의 비중이 낮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설 애널리스트는 “1월 특약 갱신에 이어 4월에도 전반적인 재보험 가격 하락 기조가 나타났다"면서도 “누적된 요율 상승으로 전반적인 재보험 가격 수준이 높아져 있는 만큼 안정적인 손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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