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자사주 640만주 매입 완료
주가 방어 위해 매입 시기조절
5월 15일까지 전량 소각 방침
하나금융, 이승열 부회장 필두
임원진 자사주 매입 완료
“주주들 신뢰 보답”

▲은행 ATM기.
4대 금융지주가 이번주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14일로 자사주 640만1349주(약 5200억원)를 매입 완료했다. 당초 KB금융은 다음달 5일까지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었지만,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다음달 15일까지 해당 주식을 모두 소각할 계획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취득 예정인 자사주 소각이므로, 발행주식 총수(보통주식)는 줄어들지만 자본금은 감소하지 않는다. KB금융은 밸류업 계획에 따라 올해 상반기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KB금융은 당초 이사회 결의일 전날인 올해 2월 4일 KB금융 종가 9만1300원을 기준으로 보통주 569만5509주(5200억원)를 소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금융지주 주가가 대내외 변수 등으로 출렁이면서 당초 계획보다 많은 물량의 자사주(640만1349주)를 매입했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방법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KB금융은 작년 말 기준 CET1 비율 13.51%를 기록했다. 이에 13%를 초과하는 자본 약 1조7600억원을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재원으로 활용 중이다.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올해 하반기 CET1 비율 13.5% 초과 자본을 추가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타사 대비 CET1 비율 여력이 충분하다"며 “주가 추이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의 CET1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3.53%로, 하나금융지주(13.22%), 신한지주(13.06%), 우리금융지주(12.13%) 대비 높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임원 4명이 자사주 1700주를 매입했다.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이달 4일 자사주 2200주를 6만1101원에 취득한 데 이어 이달 11일에는 1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하나금융지주 보유 주식 수는 7100주로 늘었다. 조범준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장과 강재신 하나금융지주 그룹리스크부문장도 자사주를 각각 500주씩 매입했다.
하나금융 측은 “그룹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그룹 장기적 성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작년 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하나금융지주 주식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책임경영 실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지주사별 순이익 추정치를 보면 KB금융이 1조5806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지주 1조4711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637억원, 우리금융지주 7704억원 등이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도 양호하다는 분석이다.